해외영화(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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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돈룩업, 풍자된 정치, 언론 그리고 대중
유쾌하면서도 섬뜩하다. 넷플릭스 영화 돈룩업(Don't Look Up)을 보며 든 생각이다. 혜성이 지구에 충돌하는 설정은 매우 흔한 소재라, 영화를 보기 전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실을 신랄하게 풍자하는 아담 맥케이 감독의 손이 닿자 영화는 달라졌다. 영화 돈룩업은 천문학과 대학원생인 케이트 디바이아스키(제니퍼 로렌스)가 한 혜성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디바이아스키는 담당 교수인 랜들 민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박사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이들은 혜성의 궤도를 추적해 보니 지구와 충돌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를 당장 NASA에 알린 민디 박사는 백악관에서 올리언 대통령(메릴 스트립)까지 만나게 된다. 하지만 올리언은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이유로 이 사실을 당분간 지켜보자고 한다. 인류..
2022.02.27 -
영화 스탠바이 웬디, 위대한 첫 발 그리고 엉뚱한 소개
처음 주요 포털사이트에 소개된 영화 스탠바이 웬디(Please Stand By)의 내용을 봤을 때 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영화 스타트랙 시나리오 공모전을 참가하기 위해 잠시 일탈한다는 내용이 영 공감되지 않아서다. 이 때까지만 해도 웬디(다코타 패닝)의 시각으로만 여정이 진행되는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되면서 바로 깨달았다. 국내 영화 소개가 크게 잘못됐다는 것을. 정확히 표현하자면, 영화 스탠바이 웬디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웬디의 용감한 도전을 그린 영화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의 세계에 갇혀 있는 웬디는 타인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똑같은 일상을 반복한다. 타인의 삶에 온전히 들어가기 위해 같은 옷을 입지 않고, 타인과 대화를 하기 위해 반복적인 학습을 받는다. 자신이 타인과 다르..
2022.02.25 -
영화 애니매이션 인사이드 아웃, 모든 감정은 내 안에 있다
이걸 어떻게 생각했을까. 픽사의 15번째 장편 애니매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내뱉은 감탄사다. 영화는 인간 내면의 감정을 애니매이션으로 구현하며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내용을 유쾌하고 참신하게 담아냈다. 사람이 태어나면서 생겨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등의 다섯 감정들은 자연스레 내 감정까지 되돌아보게 할 정도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간략한 줄거리는 이렇다. 미네소타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 간 '라일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감정들은 적극적으로 라일리에게 신호를 보내려다 그만, '기쁨'과 '슬픔'이 본부를 이탈하게 된다. '기쁨'과 '슬픔'이 한 순간에 사라지면서 자연스레 라일리의 감정은 '화'와 '예민함'만이 가득해졌다. 그러면서 일상마저..
2022.01.30 -
영화 슬로우 웨스트, 여정은 삶이었다
영화 슬로우 웨스트(Slow West)는 일반 서부 영화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19세기 서부 시대 속 총싸움이 난무하는 장면이 이어질 것 같지만, 영화는 한 편의 동화처럼 부드럽게 흘러간다. 영화 슬로우 웨스트의 내용은 16살 소년 제이(코디 스밋 맥피)가 여자친구인 로즈(카렌 피스토리우스)의 가족을 찾기 위해 서쪽으로 향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원주민을 무차별로 습격하는 군인들을 만나 곤경에 빠지게 된다. 이때 현상금 사냥꾼 사일러스(마이클 패스벤더)가 제이를 구해주면서 이들의 어색한 동행이 시작된다. 뻔한 이야기로 보이지만, 영화 슬로우 웨스트의 전개는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이들이 가는 여정에서 아름다운 배경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 여기에 미소를 짓게하는 유머까지 곳곳에..
2022.01.22 -
영화 더 파더, 치매를 앓는 삶에 대하여
명배우의 명연기. 영화 더 파더(The Father)를 보며 떠오른 생각이다. 치매를 앓고 있는 안소니를 연기한 배우 안소니 홉킨스를 보며 여운이 짙게 남는다. 영화 더 파더는 은퇴한 80대 노인인 안소니의 일상을 담아냈다. 평온한 노후를 즐기고 있던 안소니가 치매를 앓게 되면서 그의 일상은 송두리째 흔들린다. 조금씩 어긋나는 기억에 혼란을 겪게되는 것이다. 안소니는 급기야 자신의 딸 앤(올리비아 콜맨)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진다. 안소니의 기억과 공간이 뒤틀리면서 그는 고뇌에 빠진다. 이 과정에서 안소니 홉킨스는 80대 노인의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자신이 치매에 걸린 상황을 믿지 못하는 한 노인의 모습과 함께, 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일종의 체념의 모습을 제대로 살렸다. 영화 더 파더..
2022.01.03 -
영화 체르노빌 1986, 원전 사고의 비극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했다. 사고는 레벨 7등급에 달하는 대형사고였다. 당시 소련의 초기 대처는 안일했다. 당국은 국가의 자랑인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가는 컸다. 수만, 수십만 명의 인명피해로 이어졌고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은 물론, 대피하던 일반 시민들도 피폭을 당했다. 피해는 유럽까지 확산될 정도로 광범위했다. 낮은 수준의 피폭을 당한 사람을 고려한다면 아직도 제대로 된 집계조차 이뤄지지 않은 대형사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영화 체르노빌 1986(Chernobyl: Abyss)은 당시의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이 가운데 지하로 내려가 펌프를 가동한 이른바 '체르노빌 다이버'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담았다. 당시 3명의 엔지니어는 지하수로..
2022.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