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산책/끝까지 보자, 반전 영화(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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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라이앵글 해석, 지독한 굴레의 반전
※영화 트라이앵글 스포일러 있습니다 그저 조난당한 배에서 탈출하려는 단순한 내용인줄로만 알았다. 영화 트라이앵글(Triangle)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대다수 스릴러 장르의 영화와 같이 영화 트라이앵글도 주인공을 쉴새없이 몰아붙이다가 극적으로 생존하는 작품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었다. 영화 트라이앵글의 내용은 이렇다. 친구들과 요트여행하는 도중 갑작스럽게 폭풍을 만난 제스(멜리사 조지)의 일행. 바다에 표류한 일행은 운좋게도 호화 유람선을 발견하고 구조 요청을 위해 승선하게 된다. 하지만, 배에선 인기척 하나 없는 상황. 제스의 일행은 하나 둘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트라이앵글'의 의미 영화 트라이앵글에서 주목할 점은 '트라이앵글'이라는 단어다. 해당 단어는 사전적 의미를 넘어 영화 곳곳에..
2024.01.17 -
영화 비밀은 없다, 반전 스릴러·배우 손예진
이경미 감독의 영화 비밀은 없다(The Truth Beneath)를 보면서 떠오른 생각 하나. 바로 제목의 중요성. 지인의 소개로 이 영화를 이제야 보게됐다. 지인은 이 영화를 추천면서도 이런 얘기를 했다. 제목과 다르다고. 실제로 보면서도 엥 이런 내용이었어? 라는 말을 중얼거리게 된다. 장준환 감독의 영화 지구를 지켜라가 떠오를 정도. 안타까웠다. 이토록 좋은 작품이 많은 관심을 못 받아서다. 영화 비밀은 없다의 제목만 보면 마치 흔한 사랑 싸움을 연상케 한다. 예상되는 불륜, 뻔한 복수극으로 마무리 되는 영화인줄 알았지만, 영화의 본 모습은 완전히 다르다. 영화 비밀은 없다는 스릴러적인 요소를 다 갖추고 있다. 본인의 고향에서 국회의원 자리를 노리는 남편 종찬(김주혁)과 가족을 위해 낯선 곳으로 온..
2023.05.05 -
영화 나인스 라이프, 행복한 가정의 숨겨진 반전
한 아이가 죽음의 문턱으로 향한다. 그것도 9번째 생일에. 영화 나인스 라이프(The 9th Life of Louis Drax)는 절벽에서 떨어진 한 아이의 사건을 조명하며 숨겨진 사실들을 파헤친다. 영화 나인스 라이프는 한눈에 봐도 행복해 보이는 루이 드랙스(에이든 롱원스)의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루이를 사랑하는 엄마와 아빠가 존재했고 이들은 루이를 지극히 아낀다. 하지만 루이에게 늘 원인 모를 '사고'가 뒤따른다. 아이는 생후 16개월에 갈비뼈가 모두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는데 이어 전기 감전마저 당한다. 여기에 바이러스로 인한 세균 감염까지 이어지며 루이 주변에는 늘 '죽음'의 꼬리표가 따라 붙는다. 자신의 삶을 두고 루이가 두려워 하자, 엄마는 '천사'라며 아이를 쓰담는다. "고양이는 9개의 ..
2023.04.19 -
영화 오펀, 대반전 vs 식상함의 평가
앞서 밝혔듯이, 영화적 편식이 심한 편이다. 특히 공포물이라는 장르는 더 하다. 의미없이 툭 나오는 기괴한 장면들을 보는 게 불편해서다. 자움 콜렛 세라 감독의 영화 오펀(Orphan) : 천사의 비밀(이하 오펀)도 같은 공포물인줄 알았다. 포스터부터 내 취향과는 분명 거리가 있었다. 그러던 중 지인이 수차례 영화 오펀을 추천했다. 치과가기 싫어하는 어린 아이처럼 이리저리 피하다, 영화 오펀2 : 천사의 등장이 나온다고 해 결국 최근에야 보게됐다. 후속편이 나온 건 다 이유가 있다는 말 한마디에서다. 그렇게 어렵게 영화 오펀을 보게 됐다. 그리고는 단 번에 생각했다. 내가 잘 못 생각했다는 것을. 영화 오펀의 내용은 여타 공포 시리즈와 다르게 탄탄하게 흘러갔다. 무엇보다 입양한 아이 에스더(이사벨 퍼만)..
2022.10.09 -
영화 인사이드 맨, 그는 탈출할 수 있을까
대낮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한 은행에 무장 강도들이 침입했다. 인질만 수십명. 이들은 인질들에게 자신들과 같은 옷을 입히고 마스크를 씌우는 등 범인과 인질의 구분을 없애기 시작한다. 영화 인사이드 맨(Inside Man)은 무장 강도 우두머리인 달튼 러셀(클라이브 오웬)과 경찰 협상가 키스 프레이저(덴젤 워싱턴) 사이의 치밀한 신경전을 담아냈다. 사실 강도의 완벽한 범행 계획과 그걸 제지하려는 경찰의 소재는 흔하디 흔한 소재다. 이를 알았던지 스파이크 리 감독은 영화 초반 "완벽한 은행털이를 계획했지"라는 러셀의 육하원칙 독백 장면을 파격적으로 내세운다. 이는 러셀의 치밀한 범행들이 하나둘 드러나기를 기대하는 효과를 불러내며 보는 이의 눈길을 한 번에 사로잡는다. 이처럼 러셀과 프레이저와의 팽팽한 신경전이..
2022.06.08 -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 해석, 상처받은 이들 그리고 탐욕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Nightmare Alley)의 마지막 장면을 두고 베토벤 교향곡 5번이 떠올랐다. 쉴새없이 몰아붙이는 힘이 영화 막판 고스란히 담겨서다. 영화는 초반 잔잔하게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폭풍전야와 다름없다. 이같은 긴장감은 태풍처럼 휘몰아 치는 결말로 다다르며 보는 이로 하여금 짙은 여운을 남기게 한다.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는 무려 1946년에 출시된 소설 '나이트메어 앨리'를 재해석 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작품이다. 앞서 보여준 SF적인 요소가 아닌 클래식적인 분위기가 듬뿍 담겨 있어 기존 영화팬들에게는 낯설게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토로 감독의 세계관이 누구보다도 거대하다는 걸 입증했다. "사람들을 속이는 게 아냐, 사람들이 스스로를 속이는 거지"..
2022.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