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이트메어 앨리 해석, 상처받은 이들 그리고 탐욕

2022. 5. 16. 18:59영화산책/끝까지 보자, 반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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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이트메어 앨리 다음 스틸컷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Nightmare Alley)의 마지막 장면을 두고 베토벤 교향곡 5번이 떠올랐다. 쉴새없이 몰아붙이는 힘이 영화 막판 고스란히 담겨서다. 영화는 초반 잔잔하게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폭풍전야와 다름없다. 이같은 긴장감은 태풍처럼 휘몰아 치는 결말로 다다르며 보는 이로 하여금 짙은 여운을 남기게 한다.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 다음 스틸컷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는 무려 1946년에 출시된 소설 '나이트메어 앨리'를 재해석 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작품이다. 앞서 보여준 SF적인 요소가 아닌 클래식적인 분위기가 듬뿍 담겨 있어 기존 영화팬들에게는 낯설게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토로 감독의 세계관이 누구보다도 거대하다는 걸 입증했다.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 다음 스틸컷

 


"사람들을 속이는 게 아냐, 사람들이 스스로를 속이는 거지"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는 스탠턴(브래들리 쿠퍼)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유랑극단으로 들어온 스탠턴은 눈치가 빨라 금세 존재감을 드러낸다. 독심술사 지나(토니 콜렛)를 만나 사람의 마음을 알아내는 기술을 터득한 스탠턴은 극단 내에서 승승장구하기 시작한다. 이는 결국 심리학자 릴리스(케이트 블란쳇)를 만나 뉴욕 거물들을 상대로 크게 한 판을 벌이려고 한다.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 다음 스틸컷


여기까지 전체 줄거리에선 참신한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잔기술로 사람들을 속여 주목을 받는다는 내용은 이미 다른 영화에서도 수없이 나오는 부분이다. 허나 이 영화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연출력'이다.


먼저 아름다우면서도 절제된 영상미는 150여 분의 시간을 금세 지나가게 한다.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 제작진들은 1930년대 뉴욕에서 유행한 디자인을 스크린에 완벽히 구현해냈다고 한다.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 다음 스틸컷


무엇보다 유랑극단의 세트는 풍선, 팝콘 봉지까지 당대의 상황을 세세한 곳까지 담아냈다. 더욱이 의상 또한 수작업으로 진행, 디테일한 부분에서 크게 신경을 썼다. 토로 감독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워낙 정교해서 유랑극단의 사소한 곳까지도 줌 인이 가능했다. 정말이지 미친 수준"이라고 감탄까지 했다고 하니 제작진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 다음 스틸컷


또 영화 캐롤에서 주목을 받았던 케이트 블란쳇과 루니 마라가 다시 함께하는 자리도 성사돼 보는 이로 하여금 눈길을 끌었다. 특히 브래들리 쿠퍼와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는 흠 잡을 게 없을 정도다. 이들의 소위 '밀당' 연기는 작품의 수준을 한층 더 끌어올리기 충분했다. 여담이지만, 당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스탠턴 역을 거절하고 브래들리 쿠퍼를 추천했다고 한다.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 다음 스틸컷

 


유랑극단의 의미…상처 받는 이들



먼저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 속 유랑극단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영화 속 나오는 인물들은 저마다 내면의 상처를 입은 인물인데, 이들을 아우르는 장소가 바로 유랑극단이다. "범죄를 저지르는 자는 누구든지 올 수 있다"는 유랑극단 단장 클렘(윌렘 대포)의 말이 결코 가볍게 다가오지 않는다.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 다음 스틸컷


결국 유랑극단 안에서 만큼은 타인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는 적어도 기본적인 규칙이 존재했고, 모든 단원들은 이 부분을 지키려 했다. 스탠턴도 상처를 받은 인물 중 한 명이지만, 그는 다른 인물과 다르게 그 내면의 아픔을 이용해 '탐욕'을 채우려 하고 이는 결국 다른 이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고야 만다. 화려한 관람 열차 배경 속 죽은 닭을 묻는 스탠턴의 모습이 짙은 여운을 남기게 되는 이유다.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 다음 스틸컷

 


위스키 한잔 그리고 기인


 

여기에 위스키는 바로 스탠턴의 일말의 '양심'이자 '죄책감'의 매개체다. 스탠턴은 끝까지 술 마시기를 거부하지만, 끝내 릴리스의 입술을 통해 허락하게 된다. 이는 마지막 남은 스탠턴의 '선'이 무너지는 장면으로 이 장면을 기점으로 스탠턴은 더 큰 탐욕을 찾게 된다.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 다음 스틸컷

 

영화는 막판 유리병에 담긴 '에녹'을 조명하며 메시지를 남긴다. 엄마를 죽이고 태어난 아기를 떠올리는 건데 이는 아빠를 죽인 스탠턴의 모습과도 겹친다. 여기에 에녹의 3번째 눈이 관찰자를 따라다닌다는 클렘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스탠턴은 에녹을 다시 볼 수 있을까. 화 나이트메어 앨리에 나오는 유랑극단 기인의 설명을 정리하며 리뷰를 마친다.

"논란의 여지가 없는 인간입니다.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몆 주를 버티며 공기만 있으면 살 수 있지만, 오늘은 여러분을 위해 마지막으로 먹이를 줘보죠. 아기가 엄마의 젖을 빨듯 도마뱀과 새의 피를 빤답니다."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 추천.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 다음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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