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9. 22:41ㆍ영화산책/끝까지 보자, 반전 영화
앞서 밝혔듯이, 영화적 편식이 심한 편이다. 특히 공포물이라는 장르는 더 하다. 의미없이 툭 나오는 기괴한 장면들을 보는 게 불편해서다. 자움 콜렛 세라 감독의 영화 오펀(Orphan) : 천사의 비밀(이하 오펀)도 같은 공포물인줄 알았다. 포스터부터 내 취향과는 분명 거리가 있었다.
그러던 중 지인이 수차례 영화 오펀을 추천했다. 치과가기 싫어하는 어린 아이처럼 이리저리 피하다, 영화 오펀2 : 천사의 등장이 나온다고 해 결국 최근에야 보게됐다. 후속편이 나온 건 다 이유가 있다는 말 한마디에서다.
그렇게 어렵게 영화 오펀을 보게 됐다. 그리고는 단 번에 생각했다. 내가 잘 못 생각했다는 것을. 영화 오펀의 내용은 여타 공포 시리즈와 다르게 탄탄하게 흘러갔다.
무엇보다 입양한 아이 에스더(이사벨 퍼만)의 정체가 서서히 밝혀지는 설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다음 장면을 궁금하게 한다.
동시에 초반부터 살인하는 모습이 담기고, 에스더의 과거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면서 결말에 대한 호기심까지 자극한다. 이는 시각과 소리만을 자극하는 공포적인 요소보다 빠른 호흡으로 긴장감을 자연스레 불러일으키는 스릴러적인 요소가 충분히 담겨 있어 보는 내내 전혀 지루하지 않게 다가오게 한다.
여기에 다양한 내면을 가진 에스더를 보여준 배우 이사멜 퍼만의 연기는 영화의 몰입을 돕는다. 이사멜 퍼만 스스로도 에스더의 심리를 치밀하게 파악한 게 눈에 보인다. 에스더라는 존재에 자연스레 두려움을 가지게 하기 때문. 코엔 형제의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안톤 시거(하비에르 바르뎀)의 존재를 떠올리게 할 정도다.
영화 오펀 측 제작진은 실제 3층 주택을 만들어 촬영했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실제 집처럼 어른이 아이를 볼 수 없는 공간이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 공간이 더 두려움을 선사한다.
영화 오펀을 두고 네티즌과 전문가들의 시선은 극명하다. 반전에 중점을 둔 네티즌과 달리, 전문가들은 영화 설정을 비판했다. 새롭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뻔하지만, 뻔하지 않았던 영화 오펀. 과연 당신의 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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