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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묘 해석, 재조명한 일본 쇠말뚝
134분이라는 시간이 짧았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영화 파묘(Exhuma)는 극한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며 보는 내내 몰입을 더했다. 무엇보다 무덤을 파는 행위와 풍수지리설을 소재로 구성하면서, 한국 특유의 문화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쉽게 말해 한국만이 만들 수 있는 작품이라는 말이다. 영화 파묘는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이 미국 LA로 가면서 시작된다. 그곳에는 기이한 병, 흔히 '귀신병'이 대물림되는 가족들을 만나게 되고 화림은 이장을 권하게 된다. 그러면서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이 합류한다. 막상 묘의 기운은 심상치 않다. 상덕은 이곳은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라고 생각해 제안을 거절하지만, 화림의 설득으로 결국 파묘가 시작된다. 총 6장으로 ..
2024.02.24 -
넷플릭스 영화 패러다이스 해석, 독일판 영화 인타임 그리고 난민
영화 패러다이스(Paradise)가 넷플릭스에서 모습을 드러냈을 때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다. 타인의 수명을 받아 젊음을 되찾을 수 있다는 내용은 디스토피아 덕후인 내게 참을 수 없는 소재였다. 동시에 한 영화가 생각났다. 2011년 10월에 개봉한 앤드류 니콜 감독의 영화 인타임(In Time)이다. 영화 인타임은 인간의 수명 시간을 돈으로 거래하는 미래로, 모든 인간은 25세가 되면 잔여 시간 1년을 제공받게 된다. 잔여 시간이 '0'이 되면 그대로 심장마비로 사망하게 되는 내용은 타인의 수명을 받아 삶을 연장하는 넷플릭스 영화 패러다이스 속 소재와 비슷하다. 다만 영화 인타임과 결이 다르다. 영화 인타임이 남녀의 관계만을 부각했다면, 영화 패러다이스는 삶 자체를 강조한다. 쉽게 말해 영화 패러다이스는..
2023.08.06 -
영화 비밀은 없다, 반전 스릴러·배우 손예진
이경미 감독의 영화 비밀은 없다(The Truth Beneath)를 보면서 떠오른 생각 하나. 바로 제목의 중요성. 지인의 소개로 이 영화를 이제야 보게됐다. 지인은 이 영화를 추천면서도 이런 얘기를 했다. 제목과 다르다고. 실제로 보면서도 엥 이런 내용이었어? 라는 말을 중얼거리게 된다. 장준환 감독의 영화 지구를 지켜라가 떠오를 정도. 안타까웠다. 이토록 좋은 작품이 많은 관심을 못 받아서다. 영화 비밀은 없다의 제목만 보면 마치 흔한 사랑 싸움을 연상케 한다. 예상되는 불륜, 뻔한 복수극으로 마무리 되는 영화인줄 알았지만, 영화의 본 모습은 완전히 다르다. 영화 비밀은 없다는 스릴러적인 요소를 다 갖추고 있다. 본인의 고향에서 국회의원 자리를 노리는 남편 종찬(김주혁)과 가족을 위해 낯선 곳으로 온..
2023.05.05 -
영화 버드박스, 보이지 않는 공포·아쉬운 결말
눈을 뜨고 세상을 보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영화 버드박스의 이러한 설정은 확실히 영화 팬들의 몰입을 돕는다. 자발적으로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흡사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 해프닝을 떠올리게 한다. 다만 영화 버드박스는 영화 해프닝과 달리 눈을 통한 공포심을 더 부각했다. 현재가 아닌 5년 전 과거를 오고가는 전개 방식 또한 다가올 미래가 어떻게 될지를 궁금케 한다. 특히 맬러리(산드라 블록)가 극한 상황 속에서 한 집으로 피신하는 장면은 긴장감을 불어 넣는다. 일면식도 없던 이들이 한 공간에 모이면서 묘한 갈등을 불러 일으키게 되고, 서로를 위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서로를 믿지 못하는 심리적 경계심이 자연스레 나온다. 무엇보다 생필품을 구하러 마트를 가는 장면은 이들 간의 관계를..
2022.09.07 -
영화 범죄도시2, 한국판 형사 시리즈 등극
"전편 넘는 속편", "장첸은 순둥이였다" 영화 범죄도시2를 두고 이어진 평론가들의 호평이다. 화답이라도 하듯 영화 범죄도시2는 어느덧 1천만 영화 반열에 올랐다. 관객들의 반응도 평론가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확실히 전편보다 재미있다는 평이다. 영화 범죄도시2는 금천경찰서 강력반 마석도(마동석) 형사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전편에서는 조선족 장첸(윤계상) 신드롬을 일으키며 무려 688만 명 관객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이는 18세 이상 영화 가운데 TOP3에 달하는 성과다. 이번 영화에선 15세 이상으로 낮추는 등 개봉전부터 기대치를 높였다. 영화 범죄도시2 내용은 이전 작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배트남 일대를 장악한 살인마 강해상(손석구)을 잡는 이야기는 전편 장첸을 잡는 권선징악형적인 내용과 같..
2022.08.03 -
영화 인사이드 맨, 그는 탈출할 수 있을까
대낮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한 은행에 무장 강도들이 침입했다. 인질만 수십명. 이들은 인질들에게 자신들과 같은 옷을 입히고 마스크를 씌우는 등 범인과 인질의 구분을 없애기 시작한다. 영화 인사이드 맨(Inside Man)은 무장 강도 우두머리인 달튼 러셀(클라이브 오웬)과 경찰 협상가 키스 프레이저(덴젤 워싱턴) 사이의 치밀한 신경전을 담아냈다. 사실 강도의 완벽한 범행 계획과 그걸 제지하려는 경찰의 소재는 흔하디 흔한 소재다. 이를 알았던지 스파이크 리 감독은 영화 초반 "완벽한 은행털이를 계획했지"라는 러셀의 육하원칙 독백 장면을 파격적으로 내세운다. 이는 러셀의 치밀한 범행들이 하나둘 드러나기를 기대하는 효과를 불러내며 보는 이의 눈길을 한 번에 사로잡는다. 이처럼 러셀과 프레이저와의 팽팽한 신경전이..
2022.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