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영화(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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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댓글부대, 여론조작에 당한 기자? 커뮤니티 허와 실
영화 댓글부대는 사실 개봉 전부터 관심을 두고 있었다. 기자 출신의 작가가 쓴 소설을 원작으로 해서다. 소설을 집필한 장강명 작가는 제주4.3평화문학상을 받았고, 작품은 2015년 연극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시간이 맞지 않아 영화관을 가지 못했다. 다행히 넷플릭스에서 영화 댓글부대가 공개돼 바쁜 일상에도 서둘러 봤다. 사실 영화 댓글부대의 내용은 지난 국가정보원·국방부 여론조작 사건을 집중 조명하는 얘기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영화는 당시의 사건을 다루기보다는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여론조작'에 더 무게를 뒀다. 임상진(손석구)은 국내 최대 기업인 만전 기업을 취재하다 몰락한 인물이다. 진실에 다가가다 낸 기사는 오보로 몰리며 한순간에 '기레기(기자+쓰레기)'라는 꼬리표를 붙게 된다. 수면..
2024.09.08 -
영화 보이스, 보이스피싱 피해에 대하여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나날이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접수된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조 1722억 원으로 집계됐다. 피해자만 해도 20만 4226명에 달할 정도로 범행 수법이 더 치밀해진다. 이처럼 보이스피싱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충무로에도 이 사건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작품이 나왔다. 지난 2021년에 개봉한 김곡·김선 감독 형제의 영화 보이스다. 이들 형제는 단편영화를 제작할 당시부터 사회 문제를 연이어 꼬집은 걸로 유명하다. 이번 영화 보이스에서도 마찬가지. 김선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영화에 보이스피싱이 에피소드 일부 정도로만 나왔지만, 피싱 범죄를 본격적으로 다뤄보고 싶다고 늘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감원, 형사, 해커 등의 자료조사..
2023.11.16 -
영화 브로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그리고 베이비박스
영화 브로커의 관심을 갖게 된 건 칸 영화제 수상 소식 때문은 아니었다. 송강호, 강동원, 아이유(이지은), 배두나 등 국내 명배우들의 출연도 내게 큰 관심사는 아니었다. 오로지 '감독'만 보였다.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영화 걸어도걸어도 등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전하고 있는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한국에서 대체 어떤 이야기를 전할지 궁금했다. 영화 브로커의 내용은 특별하지 않다. 버려진 아기를 좋은 조건으로 새 부모에게 보내려는 브로커들과 이를 뒤쫓는 형사에 대한 내용은 이미 많은 작품에도 다룬 내용이다. 하지만 고레에다 감독이 누구인가. 그는 여기에 자신만의 배역의 색과 잔잔한 연출력을 더했다. 베이비박스 앞에 자신의 아기를 버린 10대 소영(아이유)과 그런 아기를 몰래 데려와 팔려는 상..
2023.03.11 -
영화 외계+인 1, 대체 왜 이렇게까지 비판을?
영화 외계+인 1이 개봉했을 때 별 관심이 없었다. 또 다른 개성있는 작품이 나왔구나 라고 생각한 게 다였다. 그러다 SNS 상에서 혹평하는 반응이 쏟아지자, 대체 뭣 때문인지 궁금했다. 캐스팅만 보더라도 배우 김태리, 소지섭, 김우빈, 류준열 등 국내 내놓으라하는 명배우들이 나온 작품이었다. 잘 차려진 밥상에 늘 먹을 게 없다는 옛말이 따라오지만, 그래도 이 정도까지 인지 싶었다. 영화 외계+인은 여러 개봉된 작품과 확실히 다른 결이다. 오래전부터 외계인이 인간의 몸에 그들의 죄수를 가두었다는 설정은 참신하면서도, 그동안 작품에서 보여주지 않은 낯선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외계인 죄수를 관리하는 '가드(김우빈)'와 '썬더'가 인간 몸에 탈출하는 외계인을 잡으러 과거로 돌아간다는 독특한 내용 또한 그렇다..
2023.02.05 -
넷플릭스 영화 정이, 해외에서 극찬받는 이유
넷플릭스 영화 정이가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1월 20일에 공개된 뒤 사흘 연속 1위에 오르며 다시 한 번 K콘텐츠의 힘을 과시했다. 넷플릭스에 공개되자마자 1위에 오른건 영화 승리호 이후 2년만이라고 한다. 전 세계가 주목한 것과 달리 국내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네이버 영화 정이의 평점은 10점 만점에 6.15점에 불과하고 왓챠피디아의 평점은 5점 만점에 2.3점에 이르렀다. 사실상 혹평에 가깝다는 말이다. 왜 그럴까. 먼저 영화 정이의 세계관은 이렇다. 황폐화된 미래 속 AI 로봇과의 오랜 전쟁을 끝내기 위해 프로젝트 제작에 돌입한 인류. 인류의 영웅이자 용병 윤정이(김현주)의 뇌를 복제해 전쟁 로봇을 만드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건 이들이 죽기 전 로봇으로 가는 '뇌 복제' 단계에 있다..
2023.01.28 -
영화 변산, 이준익 감독과 배우 박정민·김고은의 시너지
이야기꾼 이준익 감독다웠다. 영화 동주, 박열 등을 잇달아 연출한 이준익 감독의 손은 영화 변산을 또 다른 청춘들의 이야기로 선보였다. 고향을 떠난 학수(박정민)의 삶을 통해 당대의 청년들의 삶이 불쑥 튀어나온다. 고향 변산을 버리고 서울로 올라온 학수의 꿈은 래퍼다. 쇼미더머니에서 6번 도전한 그였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그러던 학수가 고향으로 우연히 가게 되고,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자신의 과거와 마주치게 된다. 여기에 선미(김고은)를 만나게 되면서 학수의 삶은 서서히 달라진다. 과거는 늘 학수를 괴롭힌다. 하지만 학수는 선미를 통해, 그리고 아버지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세상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물러나지 않고 도전하는 한 청년의 삶으로 우뚝 선다. 배우들의 ..
2022.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