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추천(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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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얼빈 후기, 안중근의 삶·계엄 사태에 맞물린 시국
영화 하얼빈의 대사 하나가 유독 머릿속에 맴돈다. 극 중에서 이토 히로부미(릴리 프랭키)가 남긴 말이다. "조선이란 나라는 수백 년간 어리석은 왕과 부패한 유생들이 지배해 온 나라지만 저 나라 백성들이 제일 골칫거리야. 받은 것도 없으면서 국난이 있을 때마다 이상한 힘을 발휘한단 말이지."명작이었다. 우민호 감독의 연출력은 익히 알고 있지만, 영화 하벌빈의 전개 과정과 미장센은 역시나였다. 한 사람의 삶을, 그것도 위인인 안중근 의사의 삶을 스크린에 담아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또 당시 독립군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안중근 한 사람만 돋보이는 것도 부담으로 다가왔을 터였다. 안중근 의사를 연기한 현빈도 마지막 촬영을 끝내자 눈물을 보일 정도였다. 이 때문에 박정민의 연기가 어떻게 녹아들지 궁금했다. 박..
2025.01.12 -
영화 더 폴: 디렉터스 컷 해석…한 폭의 명화 속 동화, 그리고 스턴트맨
2006년 개봉한 영화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이하 더 폴, The Fall)이 18년 만에 디렉터스 컷으로 돌아왔다. 4K로 부활한 미장센은 그야말로 한 폭의 예술 작품과 다름없다. 더 놀라운 건 이 화면이 CG가 아니라는 점이다. 영화 더 폴을 제작한 타셈 싱 감독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28개국을 돌아다니며 장소 선정에만 17년이 걸렸다. 배우를 섭외하는 데 7년이 걸렸고, 촬영 기간도 4년이 넘었다. 무려 28년이라는 제작 기간이 걸린 것이다. 준비하던 결혼자금마저 털어내며 만들었다고 하니 영화 더 폴을 향한 그의 애착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다. 영화 더 폴은 1920년 미국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다. 말을 타고 떨어지는 장면을 촬영하다 부상으로 입원하게 된 전문 스..
2025.01.01 -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해석…딱지남 공유의 굳은살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 게임2)가 마침내 돌아왔다. 오징어 게임1이 나온 지 3년 3개월 만이다. 대체로 형보다 나은 아우가 없다는 말이 있기에 이번 오징어 게임2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오징어 게임2는 사실상 후속작이기 보다는 오징어 게임3를 위한 징검다리다. 이 때문에 전편에 나왔던 메시지가 일부 가려져 뒷말이 나오고 있다. 사실 오징어 게임2와 3는 하나의 이야기로 기획됐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황동혁 감독과 넷플릭스는 두 편으로 쪼개져 공개했다. 딱지남의 굳은살…공유의 미친 연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징어 게임2는 내용을 끄는 요소가 분명 있다. 무엇보다 1화 딱지남(공유)의 서사가 완벽하게 그려져 있다. 사실 전편의 인기를 얻은 후속작 가운..
2024.12.28 -
넷플릭스 경성크리처2, 시즌1보다 나은 이유 '셋'
확 달라졌다.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는 말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더 나아졌다. 넷플릭스 경성크리처 시즌2(이하 경성크리처2)를 두고 하는 말이다. 워낙 경성크리처1의 혹평이 심해 경성크리처2의 모습이 어떻게 나올지 걱정스러웠지만, 속도감 있는 편집, 화려한 액션 등을 통해 전작과 다른 모습으로 돌아왔다. 넷플릭스 경성크리처2는 1945년 경성 옹성병원에서 일본군에 의해 진행된 인체 실험을 2024년 서울에서도 이어지는 설정을 담고 있다. 가토(최영준) 중좌와 마에다(수현)가 남긴 전승제약을 통해 비밀리에 실험이 지속되고 이 실험을 이어가는 쿠로코 대장(이무생), 승조(배현성)라는 인물이 새롭게 등장한다. 여기에 경성크리처1에서 합을 맞춘 장호재(박서준)와 윤채옥(한소희)이 다시 나오면서 이들의 사랑이야기..
2024.10.06 -
영화 댓글부대, 여론조작에 당한 기자? 커뮤니티 허와 실
영화 댓글부대는 사실 개봉 전부터 관심을 두고 있었다. 기자 출신의 작가가 쓴 소설을 원작으로 해서다. 소설을 집필한 장강명 작가는 제주4.3평화문학상을 받았고, 작품은 2015년 연극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시간이 맞지 않아 영화관을 가지 못했다. 다행히 넷플릭스에서 영화 댓글부대가 공개돼 바쁜 일상에도 서둘러 봤다. 사실 영화 댓글부대의 내용은 지난 국가정보원·국방부 여론조작 사건을 집중 조명하는 얘기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영화는 당시의 사건을 다루기보다는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여론조작'에 더 무게를 뒀다. 임상진(손석구)은 국내 최대 기업인 만전 기업을 취재하다 몰락한 인물이다. 진실에 다가가다 낸 기사는 오보로 몰리며 한순간에 '기레기(기자+쓰레기)'라는 꼬리표를 붙게 된다. 수면..
2024.09.08 -
넷플릭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해석…'쿵'이란?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Frog)를 보고 있으면 한 문구가 매회 나온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커다란 나무가 쓰러졌다/ 쿵/ 소리가 났겠는가/안 났겠는가/ 모호한 표현이다. '아무도 없는 숲속'이라는 전제를 달아서다. 이 때문에 아무도 없는 숲속이기에 '쿵'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해석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당연히 커다란 나무가 쓰러졌기에 '쿵'소리가 난다고 말하는 이도 나온다. 과연 어떤 내용일까. 넷플릭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수상한 손님의 방문으로 무너져가는 보통 사람들의 삶을 조명한다. 원치 않은 사건에 휘말린 모텔 사장인 구상준(윤계상)과 펜션 사장인 전영하(김윤석)의 사건이 동시에 진행되고, 이 사건을 처리하는 윤보민(하윤경, 이정은)이 등장하면서 얘기가 진행된다. 여기에..
2024.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