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s(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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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에브리바디스 파인 후기, 아빠의 나들이
가족을 위해 일만했던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외출. 영화 에브리바디스 파인(Everybody's Fine)의 내용이다. 영화 에브리바디스 파인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가족애를 조명하며 수면 위로 끌어 올린다. 41년 간 함께 지내던 아내와 사별한 프랭크 구드(로버트 드 니로). 외롭게 지내던 어느 주말, 프랭크는 4명의 자식들을 집으로 초대한다. 하지만 오겠다던 자식들은 하나 둘 갑작스레 못 오겠다고 연락오고 결국, 프랭크 혼자 쓸쓸한 주말을 맞이한다. 그러다 자식들이 바뻐서 못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 프랭크는 마침내 자식들을 직접 보러 긴 여정을 떠난다. 몸이 좋지 않아 기차를 이용하는 프랭크. 창 밖에는 수많은 전선이 길게 늘어져있다. 자신의 생업이었기도 한 전선을 보며 프랭크는 고뇌에 잠긴다. 전선으로 ..
2024.01.09 -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해석, 인간의 선과 악
갑작스러운 재해로 피난처가 단 한 군데 밖에 없다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Concrete Utopia)는 '대지진'이라는 극단적인 설정을 통해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구현했다. 그러면서 극한의 상황 속에서 살아남은 인간의 이면을 드러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내용은 이렇다. 하루 아침에 폐허가 된 서울. 이 가운데 황궁 아파트만이 남았다. 생존자들은 황궁 아파트로 모이게 되고, 이후 아파트 주민과 이방인들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이뤄진다. 영탁(이병헌)이 우연히 아파트 주민 대표가 되면서 이들을 위한 규칙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그 첫번째 행위가 이방인을 내쫓는 것. 공무원인 남편 민성(박서준)은 이방인을 내쫓는 걸 꺼려하지만, 가족을 지킨다는 명분아래에 이를 합리화한다. 반면 간호사인 아내 명화(박..
2023.12.25 -
영화 괴물 해석, 누가 괴물인가
※영화 괴물 스포일러 있습니다 영화 괴물(Monster)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서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울려퍼지는 故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에 한 가지 질문이 맴돌아서다. 누가 괴물인가. 영화 라쇼몽이 떠올랐다. 한 살인 사건을 두고 사건 당사자들의 진술을 담아낸 작품 말이다. 해당 영화는 사무라이, 아내, 나무꾼의 시선을 통해 다양한 진실을 보여준다. 영화 괴물 역시 그랬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한 사건을 통해 싱글맘인 사오리(안도 사쿠라), 교사인 호리(나가야마 에이타),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의 시선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그러면서 하나의 진실이 마치 양파처럼 다양하게 벗겨지며 눈 앞에 나타나게 된다. 사오리 시선의 괴물은 '담임 교사' 싱글맘인 사오리는 하루 아..
2023.12.13 -
영화 미스 리틀 선샤인, 평범하지 않은 한 가족 이야기
조나단 데이톤 감독의 영화 미스 리틀 선샤인(Little Miss Sunshine)은 딸 올리브(아비게일 브레스린)를 위해 가족 모두가 여행에 나서는 내용이다. 영화는 가족의 특별함을 그려낸 낭만적인 이야기로 보이지만, 면밀히 따져보면 그 속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미국 사회를 꼬집는 내용이 담겨서다. 올리브 엄마는 답답할 때면 담배를 피우고, 올리브 아빠 리차드(그렉 키니어)는 성공만을 생각하는 인물이다. 할아버지는 언제나 올리브의 편이지만, 정기적으로 마약을 하고 성소수자인 삼촌은 자살시도를 하는, 올리브 오빠는 묵언 수행 중인 니체에 빠진 인물로 표현했다. 한 마디로 올리브의 가족은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말 그대로 '비정상적'인 가족에 가까웠다. 그런 그들이 미스 리틀 선샤인에 참가하는 올..
2023.07.08 -
넷플릭스 영화 헝거 해석, 탐욕의 허기
※넷플릭스 영화 헝거 스포일러 있습니다. 끝모를 탐욕. 넷플릭스 태국 영화 헝거(Hunger)의 예고편을 보면서 영화 더 메뉴(The Menu)가 떠올랐다. 음식을 통해 기괴하면서도 뒤틀린 욕망을 보여준 셰프 '슬로윅(랄프 파인즈)'의 모습이 떠올라서다. 영화 헝거 역시 셰프 폴(노파차이 차이야남)의 요리를 통해 이같은 메시지를 던진다. 채우지 못하는 인간의 '특별한' 허기다. 영화 헝거는 아버지 노점상에서 요리하는 오이(추티몬 충차로엔수킹)가 유명 셰프인 폴 밑에서 일하며 자신의 길을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영화는 초반 폴의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 폴은 오이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강하게 밀어붙인다. 이는 흡사 영화 위플래쉬 속 플레처(시몬스)를 떠..
2023.05.06 -
영화 더 메뉴 해석, 최후의 만찬·공포의 향연
※영화 더 메뉴 스포일러 있습니다🙏🏼 기괴하면서도 아름답다. 영화 더 메뉴(THE MENU)를 보고 들었던 생각이다. 요리를 살려 메시지를 더한 영화는 말 그대로 한 끼 식사를 위한 '공포의 향연'을 떠올리게 했다. 영화 더 메뉴의 내용은 이렇다. 개인 소유의 섬 호손에 위치한 고급 레스토랑. 이곳 셰프 슬로윅(랄프 파인즈)의 요리를 맛 보는 건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치열한 예약 경쟁은 물론, 한 끼 식사를 위해 무려 1인당 1,250만 달러(180만원)를 지불해야 해서다. 그러던 어느날 12명의 손님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된다. 기다리던 식사 시간. 하지만 코스 요리가 나올때 마다 기괴한 일들이 발생한다. 영화 더 메뉴의 메시지는 직접적이다. 바로 파인 다이닝, 즉 고급 식사에 대한 사회의 허영심..
2023.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