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9. 23:47ㆍ영화산책/사람들의 이야기, 낭만 영화
가족을 위해 일만했던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외출. 영화 에브리바디스 파인(Everybody's Fine)의 내용이다. 영화 에브리바디스 파인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가족애를 조명하며 수면 위로 끌어 올린다.
41년 간 함께 지내던 아내와 사별한 프랭크 구드(로버트 드 니로). 외롭게 지내던 어느 주말, 프랭크는 4명의 자식들을 집으로 초대한다. 하지만 오겠다던 자식들은 하나 둘 갑작스레 못 오겠다고 연락오고 결국, 프랭크 혼자 쓸쓸한 주말을 맞이한다.
그러다 자식들이 바뻐서 못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 프랭크는 마침내 자식들을 직접 보러 긴 여정을 떠난다.
몸이 좋지 않아 기차를 이용하는 프랭크. 창 밖에는 수많은 전선이 길게 늘어져있다. 자신의 생업이었기도 한 전선을 보며 프랭크는 고뇌에 잠긴다. 전선으로 연결 되어 어디서든 자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마음까지는 연결 되지 못하는 프랭크의 심리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행복하니?"
영화 에브리바디스 파인에서 프랭크가 자식들에게 한 번씩 물어보는 대사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방문에 매우 당황해하던 자식들은 웃으면서 '예'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같은 답변은 아빠를 위한 자식들의 반응이라는 것을 프랭크도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더 외로워하고 쓸쓸해한다. 진실이 하나둘 벗겨지면서 '나는 왜 자식들을 몰랐던 것인가' 라고 자책까지 이어진다.
"나는 운이 좋아요"
영화 에브리바디스 파인에서 가장 슬픈 대사이면서도, 희망이 담긴 미래 메시지기도 하다. 프랭크가 자식들의 삶을 바라보며 현실을 순응하는 말이어서 더 그렇다. 이 말은 영화의 결말을 암시한다.
"사랑한다면,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는 대로 말하는 거예요."
영화 도중 어렸을 적 아이들과 현실 아이들의 모습이 교차되는 기법은 인상적이다. 부모의 눈으로 자식들을 바라볼 수 있어서다. 이 장면은 자식을 향한 사랑, 죄책감 등 아빠의 복합적인 감정을 나타낸다. 커크 존스 감독만의 연출력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프랭크 역할을 연기한 로버트 드 니로만의 연기도 압권이다. 자식들을 위해 평생 일만 한 프랭크, 이런 남편을 위해 아내는 '진실'을 숨겼고, 자식들 또한 아버지한테 만큼은 좋게 그리고 잘 포장 된 '아들, 딸'이고 싶어했다. 이 모든 걸 알았을때의 프랭크 감정. 로버트 드 니로였기에 나타낼 수 있지 않았을까.
가족을 위해 일만 했던 아버지, 자식들의 연결 고리였던 어머니, 그리고 4명의 자식들과 펼쳐지는 이야기. 영화 에브리바디스 파인의 매력에 빠져 보는 게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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