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산책/현실을 꼬집다, 사회 비판 영화(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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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 해석, 돈 앞에 무너진 사람들
영화 로제타를 연출한 다르덴 형제의 또 다른 현실 고발 작품인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Two Days One Night). 복직을 앞둔 산드라(마리옹 코티야르)의 삶을 통해 이기적인 사람들의 민낯을 낱낱이 드러낸다. 어느날 한 통의 전화를 받은 산드라. 동료들이 본인과 일하는 대신 보너스를 받기로 했다는 말을 듣는다.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게 될지도 모르는 산드라는 불안에 떤다. 하지만 투표가 공정하지 않았다는 말을 듣게되면서, 월요일 아침에 재투표가 결정되기에 이른다. 복직을 하고 싶은 산드라는 주말 동안 16명의 동료를 찾아가 설득에 나선다. 하지만 각자의 사정이 있는 동료들 앞에서 보너스를 포기하고 자신을 선택해달라는 말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 과연 산드라는 돌아 올 수 있을까. 영화 내일을 위한 ..
2024.03.22 -
영화 옥자 후기, 육식 반대? 봉준호 감독의 생각
패러다임을 깬 영화였다. 영화 옥자는 그동안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장르의 영화였다. 동물권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한 영화여서다. 그렇다고 영화 옥자가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건 아니다. 구성은 단순하다. 슈퍼돼지 옥자. 그리고 옥자를 구출하기 위해 미국까지 날아가는 미자(안서현). 그리고 옥자와 엮여있는 미란다 그룹과 이들을 막는 비밀 동물 보호 단체(ALE)의 이권 싸움. 여타 영화 전개와 크게 다르지 않게 흘러간다. 이 때문에 영화적 메시지는 분명하다. 좁은 우리에 몰아넣고 사정없이 동물을 칼질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담아내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동물의 삶을 집요하게 묻는다. 태어날 때부터 '고기'로 정해진 옥자의 삶이 진정 아무런 문제가 없는지를 수면 위로 올린 것이다. 동시에 먹을 것에 대해 침..
2024.01.31 -
넷플릭스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 후기, 전쟁의 참혹함
'Im Westen nichts Neues(서부 전선에 새로운 것이 없음)'.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의 원작 소설 제목이다.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는 제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경험을 바탕으로 1929년 이 소설을 집필했다. 이후 일본에 해당 작품이 전해졌고, 당시 우리나라에는 일본어 제목인 '西部戦線異状なし(서부 전선 이상 없다)'로 알려지게 되면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무기여 잘 있거라(A Farewell to Arms)'의 제목도 이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에 알려지게 됐다.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영화판에서 연이어 제작될 정도로 화제가 된 명작가운데 하나다. 1930년, 1979년에 이어 이번 2022년..
2024.01.01 -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해석, 인간의 선과 악
갑작스러운 재해로 피난처가 단 한 군데 밖에 없다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Concrete Utopia)는 '대지진'이라는 극단적인 설정을 통해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구현했다. 그러면서 극한의 상황 속에서 살아남은 인간의 이면을 드러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내용은 이렇다. 하루 아침에 폐허가 된 서울. 이 가운데 황궁 아파트만이 남았다. 생존자들은 황궁 아파트로 모이게 되고, 이후 아파트 주민과 이방인들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이뤄진다. 영탁(이병헌)이 우연히 아파트 주민 대표가 되면서 이들을 위한 규칙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그 첫번째 행위가 이방인을 내쫓는 것. 공무원인 남편 민성(박서준)은 이방인을 내쫓는 걸 꺼려하지만, 가족을 지킨다는 명분아래에 이를 합리화한다. 반면 간호사인 아내 명화(박..
2023.12.25 -
영화 서울의 봄 해석, 전두광을 통해 본 전두환 그리고 뒷이야기
영화 서울의 봄이 순항하고 있다. 영화는 개봉 18일만에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영화 국제시장(1426만명)보다 빨라, 결과에 대한 영화계의 관심 또한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영화 역대 흥행 기록 1위는 영화 명량(1761만명)이다. 입소문 그대로였다. 1979년 12월 12일 군사반란을 일으킨 전두광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은 실제 발생한 12.12군사쿠데타 사건을 각색한 작품이다. 당시 치열했던 9시간의 상황을 스크린 상에 고스란히 담아내며 2시간 이상의 몰입을 이끌어 낸다. 결말을 아는 사건인데도 말이다. 그만큼 김성수 감독의 연출력이 탄탄하다는 의미다. 김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서울의 봄을 연출할 당시 속도감에 신경썼다고 밝혔다...
2023.12.11 -
넷플릭스 영화 노웨어 해석, 바다에 갇힌 난민
넷플릭스 영화 노웨어(Nowhere) 소개 내용은 이렇다. 폐허가 된 전체주의 국가에서 임신한 몸으로 도망친 여인. 살아남겠다는 일념으로 화물선 컨테이너에 갇힌 채 바다를 표류한다. 이 내용으로만 봤을 때 영화는 전체주의 국가의 모습을 강조하면서, 극적으로 탈출한 한 여인의 영화로 보인다. 이 때문에 자연스레 토미 위르콜라 감독의 영화 월요일이 사라졌다를 떠올랐다. 인구증가를 통제하는 정부의 무자비한 모습이 생각나서다. 그러면서 디스토피아 적인 분위기가 더 부각될 거라고 내다본 것도 사실이었다. 정작 영화 노웨어는 달랐다. 알베르토 핀토 감독은 디스토피아적인 분위기 보다 한 아이의 엄마이자, 한 여인의 극적인 생존의 모습을 집중 조명했다. 컨테이너에 갇힌 미아(안나 카스틸로)의 필사적인 몸부림은 영화 폴..
2023.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