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비평(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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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호텔 아르테미스, 참신했지만…
잘 차려진 잔칫상에는 먹을 게 없다. 영화 호텔 아르테미스(Hotel Artemis)를 두고 하는 말이다. 중구난방으로 돌아다니던 영화는 끝내 화려한 출연진마저 눈 앞에서 사라지게 한다. 당초 영화의 설정은 나쁘지 않았다. 호텔 아르테미스 안에 들어온 손님은 살인을 하지 못하고 무기를 들지 못하며 욕설을 하지 못한다. 호텔이 범죄자들을 치료하는 시설이라는 설정 또한 불어넣으며 보는 이로 하여금 흥미롭게 한다. 흡사 최첨단 기술을 사용하면서 매너를 지키려는 비밀 요원이 나오는 영화 킹스맨을 떠올릴 정도다.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도 화려하다. 조디 포스터, 데이브 바티스나, 소피아 부텔라, 제플 골드브럼 등 헐리우드에서 내노라 하는 명배우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영화의 구성과 전개 방식..
2021.12.19 -
영화 어쩌다 암살 클럽, 킬러가 된 장애인
그야말로 발칙한 상상이다. 영화 어쩌다 암살 클럽(Kills on Wheels)은 킬러가 된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화재 진압 도중 하반신 마비가 된 소방관 루퍼소브(사볼치 투록지). 그는 한 복지센터에서 졸리(졸탄 페니베시)와 바르바(아담 페케테)를 우연히 만나게 된다. 졸리와 바르바는 만화가를 꿈꾸는 순수한 청년이지만, 이들의 상태는 일반인과 다르다. 졸리는 하반신 마비를 앓고 있고 바르바는 지체장애를 앓고 있기 때문. 루퍼소브의 등장은 이들의 달라진 일상을 암시하게 된다. 수중에 돈이 필요하던 루퍼소브는 돈을 벌기 위해 청부살인업에 뛰어든다. 우연히 로퍼소브와 함께 하던 졸리와 바르바 또한 새로운 세계에 휘말리게 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영화는 독특하게도 만화스토리와 함께 진행되는..
2021.08.01 -
영화 미쓰백 그리고 아동학대
가족이 되고 싶다면 손가락을 지지라는 계부의 말에 9살 아이는 뜨거운 프라이팬에 손을 집어넣었다. 같이 산 친모는 아이의 목에 쇠사슬을 채운 채 생활하기까지 했다. 영화 속 장면이 아니다. 믿기지 않지만,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창녕에서 이들 계부와 친모는 이웃들의 눈을 피한 채 아이를 상대로 잔혹한 학대를 계속했다. 결국 아이가 4층 베란다를 통해 도망치고 나서야 이들의 잔혹한 수법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9살 아이의 아동학대 사건은 최근 많은 이들을 공분케 하고 있다. 무책임한 어른들의 이기적인 모습에 많은 이들이 부모의 무책임을 꼬집으며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건과 함께 재조명되는 영화가 있다. 아동학대에 대한 내용을 다룬 영화 미쓰백이다. 계부와 친모의 잔혹한 학대 수법이 영화 내용과도 묘하..
2020.06.18 -
영화 프리즌 이스케이프, 남아공 출장을 떠올리며
영화 프리즌 이스케이프를 보면서 일전에 다녀온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장이 문득 떠올랐다. 도심에는 높은 건물과 백인들이 가득하지만, 도심 조금만 벗어나면 수만 개 흑인들의 판자촌이 줄지어 있던 그 모습이 스크린 상에서 나타난 것이다. 이는 마치 보이지 않는 벽과 같은데 영화를 통해 다시금 그 보이지 않는 벽의 존재가 눈앞에서 그려졌다. "분노를 오랫동안 간직해. 그것만이 벽너머에 세상이 있다는 증거니까" 영화 프리즌 이스케이프는 인권운동가 '팀(다니엘 래드클리프)'과 '스티븐(다니엘 웨보)'의 감옥 탈출 일대기를 담았다. 이들은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라며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진행한, 그것도 적극적으로 운동을 하는 인물들이다. 그러던 이들이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하다가 현장에서 적발돼 재판을 받게 된다. ..
2020.06.03 -
영화 더 랍스터(The Lobster), 그 숨겨진 메시지
영화 더 랍스터(The Lobster)는 극단적인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가진다. 혼자 사는 것을 적대시하는 사회 속에 반드시 이성과 함께 살아야 하는 사람들. 42일간 커플 메이킹 호텔에서 자신의 짝을 찾지 못하면 이른바 '동물'이 되는 설정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마저 상실된 세계를 그린다. '랍스터'가 되고 싶은 데이비드 어느날 근시라는 이유로 아내에게 버림을 받는 데이비드(콜린 파렐). 혼자가 된 데이비드는 짝을 이어주는 커플 메이킹 호텔에 격리된다. '솔로'인 데이비드는 한 팔을 묶인 채 생활하며 오로지 짝을 구하기 위한 교육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짝을 찾지 못하면 어떤 동물이 되고 싶으냐는 호텔 관계자의 질문에 그는 '랍스터'라고 말한다. 혼자서 100년 동안 산다는 이유에서다. 호텔에 모인 사..
2020.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