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8. 00:01ㆍ영화산책/사람들의 이야기, 낭만 영화
조나단 데이톤 감독의 영화 미스 리틀 선샤인(Little Miss Sunshine)은 딸 올리브(아비게일 브레스린)를 위해 가족 모두가 여행에 나서는 내용이다. 영화는 가족의 특별함을 그려낸 낭만적인 이야기로 보이지만, 면밀히 따져보면 그 속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미국 사회를 꼬집는 내용이 담겨서다.
올리브 엄마는 답답할 때면 담배를 피우고, 올리브 아빠 리차드(그렉 키니어)는 성공만을 생각하는 인물이다. 할아버지는 언제나 올리브의 편이지만, 정기적으로 마약을 하고 성소수자인 삼촌은 자살시도를 하는, 올리브 오빠는 묵언 수행 중인 니체에 빠진 인물로 표현했다.
한 마디로 올리브의 가족은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말 그대로 '비정상적'인 가족에 가까웠다. 그런 그들이 미스 리틀 선샤인에 참가하는 올리브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
이 과정에서 조나단 데이톤 감독은 미국 사회를 날카롭게 꼬집는다. 미스 리틀 선샤인에 참가한 아이들은 '성숙함'을 돋보이기 위해, 어른들과 같이 보이려고 애를 쓴다. 튀어나온 배를 집어넣기 위해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멀리하는 게 그 예다.
또 차별화된 재능을 뽐내기 위해 아이들은 이것도 저것도 잘하는 '로봇'이 되어야만 했다. 짙은 화장 위에 앳된 아이들의 웃음 짓는 표정이 그저 '꾸며진 아름다움'으로만 다가오는 이유다.
영화 미스 리틀 선샤인은 시신을 둘러싼 병원과의 갈등을 통해 미국 의료절차를 지적하기도 했다. 시신을 버리고 간 사례를 들며 비판의 칼날을 든 것이다.
여기에 부패한 경찰을 등장시키며 이들의 부실한 직업윤리까지 꼬집는 것을 잊지 않았다. 단순히 코미디로 치부하기에 영화의 메시지가 무거운 이유가 이 장면에 있다. 그러다 영화 막판에 무대를 휘젓는 올리브 가족을 보며 현실 속 암암리에 뭉쳐있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필사적 몸부림이 떠오른다.
데이톤 감독은 '비정상적'인 올리브 가족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더 나아가 미스 리틀 선샤인의 무대는 어른이 아니라 아이부터 즐거워야 한다는 것을 지적한다. 올리브는 미스 리틀 선샤인에 오를 수 있을까.
영화 미스 리틀 선샤인은 각기 다른 스타일의 캐릭터와 엉뚱함이 담긴 에피소드를 통해 무거운 주제를 '코미디'로 승화시켰다. 내용을 깊이 파고들수록 영화의 내용은 가볍지 않은 영화 미스 리틀 선샤인. 블랙 코미디를 보고 싶다면. 이 영화와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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