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19. 23:51ㆍ영화산책/끝까지 보자, 반전 영화
한 아이가 죽음의 문턱으로 향한다. 그것도 9번째 생일에. 영화 나인스 라이프(The 9th Life of Louis Drax)는 절벽에서 떨어진 한 아이의 사건을 조명하며 숨겨진 사실들을 파헤친다.
영화 나인스 라이프는 한눈에 봐도 행복해 보이는 루이 드랙스(에이든 롱원스)의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루이를 사랑하는 엄마와 아빠가 존재했고 이들은 루이를 지극히 아낀다.
하지만 루이에게 늘 원인 모를 '사고'가 뒤따른다. 아이는 생후 16개월에 갈비뼈가 모두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는데 이어 전기 감전마저 당한다. 여기에 바이러스로 인한 세균 감염까지 이어지며 루이 주변에는 늘 '죽음'의 꼬리표가 따라 붙는다.
자신의 삶을 두고 루이가 두려워 하자, 엄마는 '천사'라며 아이를 쓰담는다.
"고양이는 9개의 목숨을 가졌단다. 죽은 뒤에도 영혼은 그대로 남아있대."
영화 나인스 라이프는 루이의 비정상적인 삶을 아이의 시각으로 풀어낸다. 그러다 보니 순수하면서도 직접적인 메시지와 함께 뒤틀린 세계들이 하나 둘 쏟아져 나온다. 정제되지 않은 언어 속에 루이의 삶이 더 비극적으로 보이는 이유다.
"아픈 건 싫어요, 그건 진짜 별로예요. 다 나았을 때가 좋죠."
이런 루이가 어느 날 상담을 받은 선생님에게 햄스터에 대한 얘기를 한다. 2년 동안 기른 동물을 죽이는 이른바 '처분할 권리'다. 보는 이로 하여금 '도대체 누가 이 아이에게 처분할 권리를 알려줬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비정상적인 사랑을 겪은 아이를 보면서 우리의 사회를 돌아보게 된다. 당초 알렌산드르 아야 감독은 이 영화를 반전의 메시지를 담는데 공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왜 이 사건이 벌어졌고, 왜 이 아이가 절벽에 떨어질 수밖에 없었는지를 접근했다.
아이의 순수한 시각 앞에 현실의 동화는 그야말로 잔혹한 이야기였던 셈. 베스트 셀러가 됐던 이 이야기를 책으로도 보시길 바라며. 영화 나인스 라이프 추천.
'영화산책 > 끝까지 보자, 반전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트라이앵글 해석, 지독한 굴레의 반전 (0) | 2024.01.17 |
---|---|
영화 비밀은 없다, 반전 스릴러·배우 손예진 (0) | 2023.05.05 |
영화 오펀, 대반전 vs 식상함의 평가 (0) | 2022.10.09 |
영화 인사이드 맨, 그는 탈출할 수 있을까 (0) | 2022.06.08 |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 해석, 상처받은 이들 그리고 탐욕 (0) | 2022.0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