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17. 18:15ㆍ영화산책/끝까지 보자, 반전 영화
※영화 트라이앵글 스포일러 있습니다
그저 조난당한 배에서 탈출하려는 단순한 내용인줄로만 알았다. 영화 트라이앵글(Triangle)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대다수 스릴러 장르의 영화와 같이 영화 트라이앵글도 주인공을 쉴새없이 몰아붙이다가 극적으로 생존하는 작품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었다.
영화 트라이앵글의 내용은 이렇다. 친구들과 요트여행하는 도중 갑작스럽게 폭풍을 만난 제스(멜리사 조지)의 일행. 바다에 표류한 일행은 운좋게도 호화 유람선을 발견하고 구조 요청을 위해 승선하게 된다.
하지만, 배에선 인기척 하나 없는 상황. 제스의 일행은 하나 둘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트라이앵글'의 의미
영화 트라이앵글에서 주목할 점은 '트라이앵글'이라는 단어다. 해당 단어는 사전적 의미를 넘어 영화 곳곳에 숨겨진 의미를 담고 있다.
①버뮤다 삼각지
먼저 영화는 특정 지역에서 배 또는 비행기가 갑작스럽게 사라지는 '버뮤다 삼각지' 사건을 모티브했다고 한다. 제스가 타는 요트명은 '트라이앵글'로 앞으로의 벌어질 일을 암시한다.
②그리스 신화
이 과정에서 제스 일행은 표류하는 배를 만나게 되는 데 해당 배이름은 아이올로스(AEOLUS)다. 아이올로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바람의 지배자로, 바람을 섬 안 동굴에 가두기도 하고 풀기도 하는 힘을 가졌다.
영화는 그러면서 시시포스(Sisyphus)를 언급한다. 시시포스는 아이올로스의 아들로 죽음을 거부해 신들을 기만했다. 이 죄로 시시포스는 산 정상으로 바위를 밀어 올리는 벌을 받는데, 정상에 바위를 올려둬도 바위가 다시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영원한 노동을 겪는다. 이는 제스의 상황도 마찬가지. 굴레에 벗어날 수 없는 인생은 마치 뫼비우스의 띠를 연상케 한다.
이와 관련 크리스토퍼 스미스 감독은 "영화를 볼 때 관객들이 메멘토를 봤을때와 비슷한 느낌을 갖기 원했다"며 "우리가 피해자이기도 하고, 살인자이기도 한 공포영화를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화적 영감을 얻었던 부분에 대해 "전복된 요트를 타고 배에 다가가서 누군가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면 어떨지 궁금했다"며 "자신을 내려다 보는 모습을 마지막 이미지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나의 세계는 아들을 차에 태우고 학교에 데려다 주는 거야
제스가 그렉(마이클 도어맨)에게 얘기한 내용이다. 처음에는 이 대사가 눈에 들어오지 않지만, 영화 결말을 보게 된다면 이 대사의 의미를 알게 된다. 당초 이 영화가 바로 제스의 세계이기 때문. 영화 트라이앵글은 지독한 경우의 수를 보여주며 몰입감을 더한다.
영화 트라이앵글에서 처음에 나타난 제스와 '기억'이 있는 제스는 다르다. 영화 처음 제스는 데자뷰 현상을 경험하긴 하지만, 그건 이 세계가 주는 경우의 수와도 같다. 아무리 아이를 살리기 위해 배를 다시 탄다고 해도, 그렇게 운이 좋아 아이를 살린다고 해도, 애초에 그 경우의 수는 포함되어 있다는 의미다. 악순환. 슬픈 악순환이 계속 되는 셈. 제스의 세계는 그러하다.
영화를 보면서 분석하고 싶은 분, 혹은 지루한 시나리오에서 탈피해 신선한 이야기를 찾고 있는 분은 영화 트라이앵글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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