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30. 18:36ㆍ영화산책/사람들의 이야기, 낭만 영화
이걸 어떻게 생각했을까. 픽사의 15번째 장편 애니매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내뱉은 감탄사다.
영화는 인간 내면의 감정을 애니매이션으로 구현하며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내용을 유쾌하고 참신하게 담아냈다. 사람이 태어나면서 생겨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등의 다섯 감정들은 자연스레 내 감정까지 되돌아보게 할 정도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간략한 줄거리는 이렇다. 미네소타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 간 '라일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감정들은 적극적으로 라일리에게 신호를 보내려다 그만, '기쁨'과 '슬픔'이 본부를 이탈하게 된다. '기쁨'과 '슬픔'이 한 순간에 사라지면서 자연스레 라일리의 감정은 '화'와 '예민함'만이 가득해졌다. 그러면서 일상마저 점차 어두워지게 된다.
'기쁨'과 '슬픔'이 보내진 곳은 다름아닌 기억들이 보관되는 곳이다. 구슬로 보관되는 기억들은 시간이 지나면 누군가가 수거한 뒤, 절벽 아래로 버려진다. 절벽 아래에 떨어진 기억 구슬은 시간이 지나면 점차 사라진다. 자의식의 흐름 속에 하루 빨리 본부로 돌아가려는 '기쁨'과 '슬픔'의 모험이 시작된다.
놀랍게도 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실제 심리학적 내용에 근거한다. 잠이 들면 낮에 쌓아둔 기억들이 장기기억으로 저장되지만, 선별된 기억들만이 존재하게 된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제작진은 이를 놓치지 않으며 스크린에 담았다. '기쁨'과 '슬픔'이 기차를 타려는 장면도 그렇다.
또 꿈이 만들어지는 과정, 세월의 입자들이 모인 감정들의 모습도 눈길을 끌기 충분하다. 악몽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감정들이 점차 어떻게 뻗어나가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이다.
더욱이 기쁨이의 머리가 파란색인 이유가 슬픔과 뗄레야 뗄 수 없다는 것을 암시한 제작진의 연출력에 박수를 보내게 됐다.
여담이지만, 영화 초기 설정에는 본부 밖으로 나가는 게 슬픔이가 아닌 소심이였다고. 또 기쁨이가 더 고집이 센 캐릭터였다고 한다. 2009년부터 기획됐다고 하니 수정을 거듭 반복해 지금의 작품이 만들어지게 됐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자아의 감정을 돌아보게 되고 더 나아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아이들이 보면 좋지만, 오히려 어른들이 봐야할 정도로 훌륭한 작품. 모든 감정은 내 안에 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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