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영화(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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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랙위도우, 또 다른 시각
정말 오랜만에 마블 영화를 영화관에서 본 것 같다. 영화 블랙위도우(Black Widow, 2021)를 두고 하는 말이다. 늘 그렇듯 이번에도 여유가 되면 봐야지 했는데 마침 우연히 시간이 남아 영화관으로 가게 됐다. 고백하자면, 마블 영화를 보긴 보지만, 이렇게 '상영중'으로 그것도 막 개봉되고 나서 보는 건 내 기억상으로는 없었다. 그만큼 영화 블랙 위도우를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영화는 예상대로 흘러갔다. 블랙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릿 조핸슨)의 숨겨진 이야기가 스크린 상에 흘러나왔고 가슴 뚫리는 호쾌한 액션 또한 이어졌다. 빠른 편집 역시 눈을 즐겁게 했다. 한 눈에 봐도 '자본'의 스케일이 남달랐다. 보면서도 마블은 마블이구나 라고 감탄할 정도로. 다만 보면서도 걱정이 됐다. 나타샤의 '..
2021.08.09 -
영화 어쩌다 암살 클럽, 킬러가 된 장애인
그야말로 발칙한 상상이다. 영화 어쩌다 암살 클럽(Kills on Wheels)은 킬러가 된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화재 진압 도중 하반신 마비가 된 소방관 루퍼소브(사볼치 투록지). 그는 한 복지센터에서 졸리(졸탄 페니베시)와 바르바(아담 페케테)를 우연히 만나게 된다. 졸리와 바르바는 만화가를 꿈꾸는 순수한 청년이지만, 이들의 상태는 일반인과 다르다. 졸리는 하반신 마비를 앓고 있고 바르바는 지체장애를 앓고 있기 때문. 루퍼소브의 등장은 이들의 달라진 일상을 암시하게 된다. 수중에 돈이 필요하던 루퍼소브는 돈을 벌기 위해 청부살인업에 뛰어든다. 우연히 로퍼소브와 함께 하던 졸리와 바르바 또한 새로운 세계에 휘말리게 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영화는 독특하게도 만화스토리와 함께 진행되는..
2021.08.01 -
영화 스왈로우 해석, 원치 않은 임신에 대하여
영화 스왈로우 속 헌터(헤일리 베넷)의 삶은 평범해 보였다. 누가봐도 완벽한 집에서 살고 있었고 남편 리치(오스틴 스토웰)는 헌터에게 한없이 자상했다. 헌터의 일상은 남편의 내조 그 자체다. 집에서 청소를 하고 요리를 하고 빨래를 했다. 헌터는 이것이 행복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런 헌터가 임신을 하게됐다. 헌터의 불안한 표정이 잠시 잡혔지만, 리치와 리치의 엄마, 아빠의 환호에 헌터의 감정은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영화는 진행될 수록 헌터의 불안전한 존재가 도드라지는데 행복해보이는 가정 안에서 소위 '외톨이'의 모습이 툭 튀어나오게 된다. 헌터는 이러한 심리를 먹는 것으로 해소한다. 나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욕구를 소위 무언가를 삼키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저항에 가깝기도 하다...
2021.07.11 -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해석 - 노인은 어떤 의미?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 제목만 보면 영화는 마치 노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듯 하다. 영화 내내 홀로 남은 노인의 쓸쓸함, 연금을 수령 받는 노인의 장면 등이 스크린 상에 흘러나올 것만 같지만, 단 5분만 들여다 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무표정으로 다가오는 안톤 시거의 모습은 어느 순간, 두려움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 영화는 CG도, BGM도 없이 존재 만으로만 122분의 시간을 뚝딱 사라지게 만들 정도다. 코엔 형제의 연출력이 박수받는 이유다. 그야말로 영화 다운 영화다. 퉁퉁 튀는 가스통 소리는 몰입에 몰입을 더하게 하는데, 이는 꼭 히치콕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를 예상하면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그 긴장감이 영화를 보..
2021.07.02 -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A Quiet Place: Part II), 완전히 다른 영화가 됐다
형만한 아우 없다라는 속담이 있다. 속된 이야기지만 영화판에서도 늘 나오는 말이다. 높아지는 기대치로 전작을 뛰어넘기 어렵다는 의미다. 하지만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A Quiet Place: Part II, 2020)는 달랐다. 이전에 나오는 참신한 소재를 뛰어넘어 전작에 보여준 편집 스타일마저도 뛰어 넘었다. 다시 말하면 완전히 다른 영화가 됐다.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1에서는 살기 위한 한 가족의 일대기만을 담았다. '살고 싶으면 소리를 내지 말라'는 컨셉은 영화팬들로 하여금 신선하게 다가왔다. '침묵'과 '소리'의 경계선에서 발생하는 긴장감은 참신하다는 느낌을 주며 관객들의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하지만 절정 부분 계단에서 튀어나온 못을 밟거나, 아이가 태어나는 등의 장면은 무리한 연출이라는..
2021.06.27 -
영화 분노의 질주 9: 더얼티메이트(Fast & Furious 9), 다음은 외계인?
이러다 불사신이 될지도 모르겠다. 영화 분노의 질주 9: 더얼티메이트(Fast & Furious 9, 이하 분노의 질주 9)를 두고 하는 말이다. 언제나처럼 호쾌한 레이싱 액션을 선보이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내게 늘 기대를 주는 영화였다. 불가능할 것 같은 임무를 받아 결국 성공하게 만드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했다. 이번 시리즈도 그럴 거라고 생각해 두근거리는 마음을 가지고 스크린 앞에 앉았다. 기대는 무너졌다. 분노의 질주 9는 킬링타임 수준의 영화가 아니었다. 내가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좋아했던 건 그래도 신선한 액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대한 스케일은 물론 '이런 것도 가능해?'라는 액션이 늘 눈에 꽂혔다. 이번 분노의 질주 9 액션도 여타 다르지 않게 호쾌했다. 다만 빗..
2021.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