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해석 - 노인은 어떤 의미?

2021. 7. 2. 21:25영화산책/현실을 꼬집다, 사회 비판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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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다음 스틸컷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 제목만 보면 영화는 마치 노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듯 하다. 영화 내내 홀로 남은 노인의 쓸쓸함, 연금을 수령 받는 노인의 장면 등이 스크린 상에 흘러나올 것만 같지만, 단 5분만 들여다 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무표정으로 다가오는 안톤 시거의 모습은 어느 순간, 두려움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 영화는 CG도, BGM도 없이 존재 만으로만 122분의 시간을 뚝딱 사라지게 만들 정도다. 코엔 형제의 연출력이 박수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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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영화 다운 영화다. 퉁퉁 튀는 가스통 소리는 몰입에 몰입을 더하게 하는데, 이는 꼭 히치콕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를 예상하면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그 긴장감이 영화를 보는 내내 침을 꼴깍 삼키게 한다.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다음 스틸컷


영화는 코맥 매카시의 소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기반으로 한다. 현대판 서부극의 모습을 담은 소설은 2007년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인기를 끌었다. 코엔 형제는 이 소설 제목을 그대로 가져가며 자신의 이야기로 승화시켰다. 그렇다면 코맥은 왜 소설 제목에 '노인'을 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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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은 시인 예이츠의 시 ‘비잔티움으로의 항해(Sailing to Byzantium)’의 첫 구절(That is no country for old men.)을 인용했다고 한다. 이 시에는 젊음과 노년, 삶과 예술의 대립적 요소들 사이에 대한 갈등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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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영화 제목에 언급된 '노인'들은 세월에 흘러간 한 세대로 비춰진다. '묻지마 범죄'에 당하는 피해자이자, 세월에 당한 희생자로 나타낸 것이다. 보안관인 에드 톰 벨이 신문을 보면서 "노인들을 죽이고 사회보장 연금을 타먹었다"라고 얘기를 꺼낸 것과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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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웰린과 얽혀 있는 노인의 모습 또한 그렇다. 이들은 '돈'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돈 가방을 들고 히치 하이킹을 한 르웰린에게 한 노인은 이렇게 말한다. 

"무모한 짓일세. 젊어도 그렇지. 차 얻어타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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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돈 가방을 든 르웰린의 욕심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실제로 이 욕심으로 노루 사냥을 하던 르웰린의 평범한 삶은 하루아침에 달라진다. 노루를 겨냥한 한 발이 빗나가면서 그의 삶은 탐욕 속으로 들어서게 된다. 돈 가방을 연 르웰린의 모습이 흡사 판도라 상자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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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르웰린과 안톤 모두 청년들한테는 돈을 쥐어 쥐는 장면은 이들이 '노인'과 거리가 있다는 것을 내포한다. 이들 모두 상대방의 셔츠를 돈으로 구매하면서 '돈'이면 무엇이든 된다는 세계관이 불쑥 튀어나온 것이다. 르웰린에게 맥주를 팔려고 하는 청년, 안톤에게 돈을 받은 한 소년을 보며 자기도 돈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한 친구의 장면이 결코 가볍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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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꾼 에드의 얘기도 주목할 만하다. 꿈속에 아버지가 돈을 건넸지만, 그 돈을 잃어버린 에드. 두 번째 꿈에서 말을 탄 아버지는 에드를 아는 체 하지 않고 앞질러 갔다. 머리에는 뿔이 난 채로 말이다. 이는 자본에 대한 에드의 무의식이 담겨 있다. 이런 가운데 영화 마지막 장면에 나온 메시지가 가볍지 않다. 안톤에게 살해당하기 직전 르웰린의 부인은 안톤에게 이렇게 말한다.

"동전으로 결정을 못 해요. 결정은 당신이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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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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