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왈로우 해석, 원치 않은 임신에 대하여

2021. 7. 11. 22:56영화산책/현실을 꼬집다, 사회 비판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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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왈로우 다음 스틸컷

 

영화 스왈로우 속 헌터(헤일리 베넷)의 삶은 평범해 보였다. 누가봐도 완벽한 집에서 살고 있었고 남편 리치(오스틴 스토웰)는 헌터에게 한없이 자상했다. 헌터의 일상은 남편의 내조 그 자체다. 집에서 청소를 하고 요리를 하고 빨래를 했다. 헌터는 이것이 행복이라고 굳게 믿었다.

 

영화 스왈로우 다음 스틸컷

 

그런 헌터가 임신을 하게됐다. 헌터의 불안한 표정이 잠시 잡혔지만, 리치와 리치의 엄마, 아빠의 환호에 헌터의 감정은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영화는 진행될 수록 헌터의 불안전한 존재가 도드라지는데 행복해보이는 가정 안에서 소위 '외톨이'의 모습이 툭 튀어나오게 된다.

 

영화 스왈로우 다음 스틸컷


헌터는 이러한 심리를 먹는 것으로 해소한다. 나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욕구를 소위 무언가를 삼키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저항에 가깝기도 하다. 리치의 가족들만 만나게 되면 헌터의 이러한 행동이 되풀이되는 이유다.

 

영화 스왈로우 다음 스틸컷


"행복하는 척 하는 거니?"



헌터는 결혼 생활을 만족해 하지 않았다. 영화 속에서도 알 수 있듯이 헌터는 순전히 리치가 원하는 결혼 모습대로 끌려간다. 이러다 보니 원치 않은 임신을 하게 되고 이는 헌터의 과거까지 옭아매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영화 스왈로우 다음 스틸컷


카를로 미라벨라 데이비스 감독은 영화 스왈로우가 바로 자신의 할머니가 겪은 경험에 의해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데이비스 할머니는 일주일에 소독용 알코올을 12병을 쓸 정도로 강박증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데이비스의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병을 고치기 위해 정신병원을 보내고 뇌수술까지 받게 했는데 할머니는 결국 미각과 후각을 잃어버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녀가 대우받는 방식이 항상 징벌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러한 내용을 영화로 만들어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가 페미니스트 영화로 간주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스왈로우 다음 스틸컷

 

또 영화 스왈로우에서 눈길을 끄는 건 바로 배우들의 연기다. 영화에서는 유독 화면을 꽉 찬 얼굴 샷이 많았는데 이는 관객들에게 보다 인물의 심리를 알리고 싶어하는 감독의 연출 방식 중 하나다. 배우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촬영 방식이지만, 배우들은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특히 헌터를 연기한 헤일리 베넷의 눈빛과 심리 연기는 혀를 내두를 정도. 여기에 사운드 또한 공을 들인 것도 눈에 보였다.

 

영화 스왈로우 다음 스틸컷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바로 결말이다. 도통 어디로 튀지 모를 것 같은 왈츠같았던 영화가 결말에서는 장엄한 레퀴엠으로 끝나버려 영 싱거운 느낌이다. 무거운 메시지를 전달할 줄 알았는데 누구나 예상하는 메시지만을 가볍게 던지고 간 모습이다.

그런데도 영화 스왈로우는 분명 잘 만든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기꺼이 주말에 시간을 내 보는 것은 어떨런지.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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