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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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킹, 대선 앞두고 왜 재조명 받나
2017년 1월. 검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더킹이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배우 정우성과 조인성이 오랜만에 스크린에 나온다고 해 관심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그렇다고 영화 더킹의 내용이 참신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말 그대로 공부와 거리가 멀었던 박태수(조인성)가 폼 나게 살고 싶어 공부를 시작하게 됐고, 결국 검사가 된 얘기를 다룬다. 이후 권력의 설계자인 한강식(정우성)을 만나게 되고 핵심 라인을 타고 승승장구 하게 되는 태수의 모습이 스크린상에 펼쳐진다. 권력을 쫓는 한 남자의 모습은 어느 영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소재였기에 당시에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자고 일어나면 경찰, 검찰, 그리고 사회 부조리에 대한 얘기가 쏟아지는 영화판에서 영화 더킹은 그저 나쁘지 않게 만들어진 평과 함께 한 ..
2022.02.24 -
영화 킹메이커, 김대중 그리고 대선을 떠올리며
영화 킹메이커의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영화는 한국 근현대 정치사를 담아내며 숨겨진 故김대중 대통령의 일화를 소개한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이어온 사회의 해묵은 갈등이 왜 생겨났는지를 전한다. 영화 킹메이커는 실제 얘기를 토대로 그려낸 작품이다. 함경북도 출신으로 강원도에서 약재상을 운영한 엄창록이 연이어 낙선하는 김대중을 도와 총선, 재선을 연이어 이긴 과정을 담은 내용이다. 엄창록은 당시 '이기는 선거'로 김대중의 핵심 참모로까지 올라간다. 실제 보도된 내용을 보면 김대중이 신민당 대회에서 대세였던 김영삼을 누르고 총재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배경에 언론은 엄창록을 꼽는다. 엄창록의 모책으로 열세였던 총재 자리의 판세를 뒤바꿨다고 집중 조명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 둘의 관계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
2022.02.02 -
영화 애니매이션 인사이드 아웃, 모든 감정은 내 안에 있다
이걸 어떻게 생각했을까. 픽사의 15번째 장편 애니매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내뱉은 감탄사다. 영화는 인간 내면의 감정을 애니매이션으로 구현하며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내용을 유쾌하고 참신하게 담아냈다. 사람이 태어나면서 생겨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등의 다섯 감정들은 자연스레 내 감정까지 되돌아보게 할 정도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간략한 줄거리는 이렇다. 미네소타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 간 '라일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감정들은 적극적으로 라일리에게 신호를 보내려다 그만, '기쁨'과 '슬픔'이 본부를 이탈하게 된다. '기쁨'과 '슬픔'이 한 순간에 사라지면서 자연스레 라일리의 감정은 '화'와 '예민함'만이 가득해졌다. 그러면서 일상마저..
2022.01.30 -
영화 슬로우 웨스트, 여정은 삶이었다
영화 슬로우 웨스트(Slow West)는 일반 서부 영화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19세기 서부 시대 속 총싸움이 난무하는 장면이 이어질 것 같지만, 영화는 한 편의 동화처럼 부드럽게 흘러간다. 영화 슬로우 웨스트의 내용은 16살 소년 제이(코디 스밋 맥피)가 여자친구인 로즈(카렌 피스토리우스)의 가족을 찾기 위해 서쪽으로 향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원주민을 무차별로 습격하는 군인들을 만나 곤경에 빠지게 된다. 이때 현상금 사냥꾼 사일러스(마이클 패스벤더)가 제이를 구해주면서 이들의 어색한 동행이 시작된다. 뻔한 이야기로 보이지만, 영화 슬로우 웨스트의 전개는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이들이 가는 여정에서 아름다운 배경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 여기에 미소를 짓게하는 유머까지 곳곳에..
2022.01.22 -
영화 더 파더, 치매를 앓는 삶에 대하여
명배우의 명연기. 영화 더 파더(The Father)를 보며 떠오른 생각이다. 치매를 앓고 있는 안소니를 연기한 배우 안소니 홉킨스를 보며 여운이 짙게 남는다. 영화 더 파더는 은퇴한 80대 노인인 안소니의 일상을 담아냈다. 평온한 노후를 즐기고 있던 안소니가 치매를 앓게 되면서 그의 일상은 송두리째 흔들린다. 조금씩 어긋나는 기억에 혼란을 겪게되는 것이다. 안소니는 급기야 자신의 딸 앤(올리비아 콜맨)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진다. 안소니의 기억과 공간이 뒤틀리면서 그는 고뇌에 빠진다. 이 과정에서 안소니 홉킨스는 80대 노인의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자신이 치매에 걸린 상황을 믿지 못하는 한 노인의 모습과 함께, 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일종의 체념의 모습을 제대로 살렸다. 영화 더 파더..
2022.01.03 -
영화 체르노빌 1986, 원전 사고의 비극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했다. 사고는 레벨 7등급에 달하는 대형사고였다. 당시 소련의 초기 대처는 안일했다. 당국은 국가의 자랑인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가는 컸다. 수만, 수십만 명의 인명피해로 이어졌고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은 물론, 대피하던 일반 시민들도 피폭을 당했다. 피해는 유럽까지 확산될 정도로 광범위했다. 낮은 수준의 피폭을 당한 사람을 고려한다면 아직도 제대로 된 집계조차 이뤄지지 않은 대형사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영화 체르노빌 1986(Chernobyl: Abyss)은 당시의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이 가운데 지하로 내려가 펌프를 가동한 이른바 '체르노빌 다이버'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담았다. 당시 3명의 엔지니어는 지하수로..
2022.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