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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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A Quiet Place: Part II), 완전히 다른 영화가 됐다
형만한 아우 없다라는 속담이 있다. 속된 이야기지만 영화판에서도 늘 나오는 말이다. 높아지는 기대치로 전작을 뛰어넘기 어렵다는 의미다. 하지만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A Quiet Place: Part II, 2020)는 달랐다. 이전에 나오는 참신한 소재를 뛰어넘어 전작에 보여준 편집 스타일마저도 뛰어 넘었다. 다시 말하면 완전히 다른 영화가 됐다.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1에서는 살기 위한 한 가족의 일대기만을 담았다. '살고 싶으면 소리를 내지 말라'는 컨셉은 영화팬들로 하여금 신선하게 다가왔다. '침묵'과 '소리'의 경계선에서 발생하는 긴장감은 참신하다는 느낌을 주며 관객들의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하지만 절정 부분 계단에서 튀어나온 못을 밟거나, 아이가 태어나는 등의 장면은 무리한 연출이라는..
2021.06.27 -
영화 호텔 뭄바이, 테러 현장에서
평화롭던 거리에 갑작스레 총알이 날아든다면. 그것도 사람들이 많은 퇴근길 시간에 맞춰서.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2008년 11월 인도 뭄바이 곳곳에서 테러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사망자만 200여명. 역쪽에 시작된 테러는 타미마할 호텔까지 이어졌다. 당시 경찰조차 제대로 진압하지 못해 피해가 더 컸다. 인도증시까지 개장되지 않을 정도로 전 세계가 경악한 사건으로 남는다. 이 때문에 이 사건을 기반으로한 영화 호텔 뭄바이가 나온다고 하자, 영화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한편으로는 실화를 두고 어떻게 영화적인 느낌으로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궁금증이 이어졌다. 잔혹하게만 사실만 나열한다면 결국, B급 영화로 남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막상 스크린에 오르자, 영화 호텔 뭄바이에 대한 호평이 뒤..
2021.04.20 -
영화 윈드리버(Wind River), 한 소녀의 죽음
눈길을 맨발로 달리는 소녀가 한 밤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그것도 설원 한 가운데인 윈드리버에서. 윈드리버는 인디언 보호 구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 곳이다. 과연 이곳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영화는 실화를 소재로 한다. 영화 윈드리버(Wind River)는 한 소녀의 죽음을 뒤쫓는다. 야생동물 사냥꾼인 코리 램버트(제레미 레너)는 탐색 도중 맨발로 숨진 소녀를 발견하게 된다. 이후 사건 담당자인 FBI요원 제인 벤너(엘리자베스 올슨)가 현장에 도착하게 되고 이들은 범인을 찾기 위해 서로 협력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타 스릴러 영화와 크게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범인을 찾는 영화 소재는 과거에도 무수히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풀어내는 과정에서 전개 방식이 뛰어나다. 무엇보다 촬영 ..
2021.02.28 -
영화 마스터(The Master), 누가 마스터였나
영화 마스터(The Master)를 접하게 된 것은 많은 영화 평론가들의 호평때문이었다. 이른바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평론가들이 영화 마스터만큼은 후하게 평점을 내렸다. 그래서 기대됐다. 이 영화는 대체 무엇인가라면서. 영화 마스터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일상으로 돌아간 프레디 퀠(호아킨 피닉스)의 삶을 담았다. 프레디는 자신이 제조한 술에 의존하며 살아갈 정도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정박해 있던 한 배에 들어가게 되고 프레디는 랭케스터(필립 세이모어 호프만)를 만나게 된다. 랭케스터는 인간의 심리를 연구하는 ‘코즈’ 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이른바 '마스터'다. 그는 프레디를 상대로 실험을 하고 친구이자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프레디는 랭케스터를 완벽한 인간으로 생각한다. 랭케..
2021.02.21 -
영화 린온피트(Lean on Pete), 소년의 홀로서기
영화 린온피트(Lean on Pete)의 포스터를 보면서 소년과 말에 대한 지극히 신파적인 이야기인 줄 알았다. 또 '승마' 얘기로 당연히 넘어가겠거니 하고 바라보다가, 어느덧 한 소년의 홀로서기 이야기에 그만 빠져버린 나를 보았다. 매일 혼자 달리는 소년 찰리 톰슨(찰리 플러머). 그의 가정은 매우 열악하다. 급기야 찰리는 돈을 벌기 위해 나섰고 그 때 경주마 '린온피트'를 만나게 된다. 찰리는 린온피트를 지극 정성으로 관리한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사건으로 아빠가 끝내 숨지게 된다. 슬픔에 잠긴 찰리. 그리고 그동안 정을 주던 린온피트마저 도살장으로 끌려가게 되는 처지에 놓이자 소년은 큰 결심을 한다. 바로 자신을 아껴주던 고모를 만나기 위해 린온피트와 함께 긴 여정을 떠나게 된 것이다. 영화 린온피트..
2021.02.06 -
영화 캐롤(Carol), 눈빛 그리고 진실된 사랑
눈빛에서 눈빛으로 끝난 영화. 캐롤이다. 영화 캐롤의 시대 배경은 1950년대 뉴욕이다. 백화점 직원인 테레즈(루니 마라)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고객인 캐롤(케이트 블랏쳇)과 마주치게 된다. 테레즈는 캐롤을 한눈에 보자마자 알 수 없는 감정에 이끌린다. 그것은 캐롤 역시 마찬가지. 사랑이다. 이들은 서서히 서로를 알아가며 사랑의 불씨를 키운다.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는 사랑이 아닌 잔잔한 파도를 연상케 하는 이들의 관계를 보고 있다 보면 한편의 클래식 음악을 듣는 듯 하다. 조용하면서도 거친 이들의 감정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터널을 지난 뒤 부드럽게 울리는 차 안의 노래를 통해 이들의 관계는 캐롤의 빨간 손톱처럼 점차 뚜렷해진다. 뿐만 아니라 배우 케이트 블랏쳇의 심도 있..
2021.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