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103)
-
영화 더 헌트(The Hunt), 마녀사냥
아이의 말 한 마디에 한 가장이 무너진다. 영화 더 헌트(The Hunt, 2012)에 대한 이야기다. 아내와 이혼 후 고향으로 내려온 루카스(메즈 미켈슨)는 아들 마커스(라세 포겔스트룀)와 살고 싶은 평범한 가장이다. 그는 인근 지역에서 유치원 교사를 하며 생계를 이어간다. 평화롭던 그의 일상에 어느날 날벼락이 떨어진다. 가장 가까웠던 그리고 가장 믿었던 친구의 딸 클라라(아니카 베데르코프)가 거짓말을 한 것이다. 자신의 오빠에게 몹쓸 짓을 당한 클라라는 엉뚱하게도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은 루카스를 향해 사실과 동떨어진 말을 해버리고 만다. 성범죄를 당했다는 아이의 거짓 진술로 루카스의 인생은 한 순간에 뒤바뀐다. 믿었던 친구들마저 등을 돌리며 그의 삶은 절벽 끝으로 내몰리게 된다. 성범죄자의 꼬리..
2020.12.04 -
영화 위플래쉬(Whiplash), 광기 어린 몸부림
광기 어린 몸부림. 영화 위플래쉬(Whiplash)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가 그동안 아름다운 이야기만으로 화면을 채웠다면, 영화 위플래쉬는 다른 결을 보여줬다. 한계를 넘기 위해 자신을 시도 때도 없이 채찍질하는 청년을 보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키고야 만다. 뉴욕의 명문 셰이퍼 음악학교에 들어간 앤드류(마일즈 텔러)는 소위 잘 나가는 밴드에 가입하게 된다. 무대에 오르고 싶은 앤드류. 그는 자신의 꿈을 향해 앞으로 전진하고 싶어한다. 이 과정에서 지휘자이자 선생인 플렛처(시몬스)를 만나게 된다. 평소에는 조용하다가 무대에만 오르면 달라지는 플렛처의 야누스적인 모습에 학생들은 늘 두려움에 떤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날카로운 독설을 넘어 폭력으로까지 이어진다. 앤..
2020.11.30 -
영화 한공주, 밀양 사건 재조명
2014년 영화 한공주가 세상에 나오자, 국내외 언론들은 이수진 감독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출품하는 영화제마다 굵직굵직한 결과를 내더니 수상만 15개 이상을 받았다 단편 영화에서 이미 가능성을 검증받은 그였지만, 장편 영화는 한공주가 첫 작품이였기에 이수진 감독의 역량을 볼 수 있는 결과였다. 그만의 절제적인 이야기 전개는 외부로부터 호평을 받기 충분했다. 감독의 역량만큼 영화 한공주의 사회적 메시지도 묵직했다. 영화의 모티브는 우리 사회에서 잊어서는 안 될 사건을 다뤘다. 이른바 '밀양 여중생 사건'을 재조명한 것. 2004년 말 전국을 흔들 정도로 큰 이슈였던 사건은 점차 세월에 잊혀져 가다 영화 한공주로 인해 다시금 부각됐다. 당시 영화관에는 꽃처럼 피지도 못 한 그녀의 인생을 보면서 관객들의 탄식..
2020.11.25 -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조지 밀러는 해냈다
처음엔 촌스러워 보였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마니아가 됐다. 영화 매드맥스 시리즈의 몰입도는 진정 '끝판왕'일 정도. 가죽 잠바에 집착하는 맥스를 보며 손발이 오그라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매드맥스 세계관을 접하면 접할 수 록 가죽잠바를 다시 보게 됐다. 영화 매드맥스 : 분노의도로(이하 매드맥스 4)는 조지 밀러 감독이 가장 최근에 내놓았던 매드맥스 시리즈 중 하나다. 매드맥스 4가 대중에 공개됐을 때 팬들뿐만 아니라 대중은 큰 관심을 보였다. 과연 전작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의 시선 또한 있었다. 영화는 조지 밀러 감독를 향한 의혹을 확신으로 바꿔놓기 충분했다. 그의 상상력은 선입견까지 부숴내며 또 다른 세계를 보여줬다. 매드맥스 4는 잃어버린 미래를 날 것으로 표현하며 전작을 뛰..
2020.11.24 -
영화 더 플랫폼(The Platform) 해석, 계급의 고착화
본성과 이성의 경계 사이. 영화 더 플랫폼(The Platform)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하루 한 번 일정한 시간 안에 윗층부터 내려오는 음식을 먹는다는 소재는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더욱이 같은 층에 2명 만이 머물 수 있는데다 30일마다 층과 짝이 무작위로 바뀌는 설정은 자유를 박탈당한 이들을 떠올리며 흡사 수직 감옥을 연상케 한다. 이렇듯 영화 더 플랫폼의 극한 환경은 사람을 절망으로 몰고간다. 굶주림으로 인해 이성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본성이 툭 튀어 나오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영화 결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플랫폼 안에 들어간 고렝(이반 마사구에)은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다. 6개월의 시간을 보내면 학위를 주겠다는 말에 플랫폼 안으로 스스로 들어간다. 금연을 하고 책을 읽고 ..
2020.11.22 -
영화 코스모폴리스 (Cosmopolis, 2012), 해석 그리고 반 자본주의
그야말로 반 자본주의 영화. 영화 코스모폴리스(Cosmopolis, 2012)를 두고 하는 말이다. 영화는 음침하면서도 자본주의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최연소 거물 자본가 에릭 패커(로버트 패티슨)는 자신의 리무진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이 좁은 공간에서 그는 대화와 기본적인 욕구를 풀어나가는데 이는 마치 또 다른 사회를 보여준다. 리무진이라는 자본주의적 매개체를 통해 차 안과 차 밖의 세계가 단절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거대한 자본으로 세계를 움직이는 에릭. 그러던 그가 하루아침에 파산하고야 만다. 그는 새로운 삶을 찾기로 하고 그러면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기로 결심한다. 이발소안에서의 그의 모습을 보면 어느 순수한 청년과 다름 없다. 안타깝게도 그의 인생은 한 순간에 뒤..
2020.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