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4. 14:28ㆍ영화산책/현실을 꼬집다, 사회 비판 영화
아이의 말 한 마디에 한 가장이 무너진다. 영화 더 헌트(The Hunt, 2012)에 대한 이야기다. 아내와 이혼 후 고향으로 내려온 루카스(메즈 미켈슨)는 아들 마커스(라세 포겔스트룀)와 살고 싶은 평범한 가장이다. 그는 인근 지역에서 유치원 교사를 하며 생계를 이어간다.
평화롭던 그의 일상에 어느날 날벼락이 떨어진다. 가장 가까웠던 그리고 가장 믿었던 친구의 딸 클라라(아니카 베데르코프)가 거짓말을 한 것이다. 자신의 오빠에게 몹쓸 짓을 당한 클라라는 엉뚱하게도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은 루카스를 향해 사실과 동떨어진 말을 해버리고 만다.
성범죄를 당했다는 아이의 거짓 진술로 루카스의 인생은 한 순간에 뒤바뀐다. 믿었던 친구들마저 등을 돌리며 그의 삶은 절벽 끝으로 내몰리게 된다. 성범죄자의 꼬리표는 루카스의 결백마저 무색하게 하는데 급기야 자신의 오랜 동반자인 반려견 패니마저 시신으로 발견되는 등 루카스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기 시작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어른들의 모습이다. 클라라의 거짓말로 시작된 사건이지만, 점차 어른들의 시각으로 사건을 재해석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것이 급기야 잘 놀고 있던 아이들마저 겁을 주게 되고 이는 결국 또 다른 아이들의 허위 진술을 낳고야 만다. 본격적인 마녀사냥이 시작된 것이다.
루카스는 결국 무혐의를 받지만, 마을에선 설 자리가 없다. 지역 주민들은 루카스를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며 그를 무시하고 따돌리기 시작한다.
오해는 끝내 친구로 인해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루카스와 마을 사람들 사이에 놓여있다. 루카스 앞에서는 웃지만, 뒤에서는 돌변을 하는 무서운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는 영화 더 헌트 결말에서도 자세히 알 수 있다. 숲 속 한 가운데서 날아든 의문의 총알은 그의 상황을 잘 알려주는데 마치 사냥 당하는 사슴처럼 누군가로부터 감시를 당하는 모습이 불쑥 튀어나온다. 모처럼 몰입에 몰입을 더한 영화 더 헌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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