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플랫폼(The Platform) 해석, 계급의 고착화

2020. 11. 22. 22:32영화산책/현실을 꼬집다, 사회 비판 영화

반응형

사진 : 영화 더 플랫폼 다음 스틸컷

 

본성과 이성의 경계 사이. 영화 더 플랫폼(The Platform)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하루 한 번 일정한 시간 안에 윗층부터 내려오는 음식을 먹는다는 소재는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사진 : 영화 더 플랫폼 다음 스틸컷

 

더욱이 같은 층에 2명 만이 머물 수 있는데다 30일마다 층과 짝이 무작위로 바뀌는 설정은 자유를 박탈당한 이들을 떠올리며 흡사 수직 감옥을 연상케 한다. 

 

사진 : 영화 더 플랫폼 다음 스틸컷

 

이렇듯 영화 더 플랫폼의 극한 환경은 사람을 절망으로 몰고간다. 굶주림으로 인해 이성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본성이 툭 튀어 나오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영화 결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사진 : 영화 더 플랫폼 다음 스틸컷


플랫폼 안에 들어간 고렝(이반 마사구에)은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다. 6개월의 시간을 보내면 학위를 주겠다는 말에 플랫폼 안으로 스스로 들어간다. 금연을 하고 책을 읽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들고 갈 수 있는 물건도 책 돈키호테를 택하는 게 전부. 남을 다치게 하는 무기를 들고 간 타인과 비교되는 이유다.

 

 

사진 : 영화 더 플랫폼 다음 스틸컷


돈키호테의 존재


여기에 고랭이 들고간 책 돈키호테의 존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돈키호테는 기사도 이야기에 빠진 나머지 이상을 쫓는 한 인물을 다룬 소설이다. 저자인 세르반테스는 괴짜적인 이 인물의 모습에서 당대의 스페인 상황을 비꼬았다. 돈키호테의 시선을 통해 계급주의를 비판하고 꼬집은 것이다.

 

사진 : 영화 더 플랫폼 다음 스틸컷

 

영화 더 플랫폼에서도 이같은 상황이 펼쳐진다.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음식과 극한의 환경에서 벌어지는 대화는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가 짙게 담겨있다. 특히 음식의 존재는 대기업과 부유층의 부를 먼저 지원, 저소득층까지 영향을 주는 이른바 '낙수효과'의 이면을 떠올리게 한다. 음식이 부족한 나머지 급기야 살인을 저지르는 마지막 층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같은 메시지가 연사에 되는 것이다.

 

사진 : 영화 더 플랫폼 다음 스틸컷

 

여기에 고렝은 무자비한 사회 속에서 음식을 나누자고 권유하지만, 이 모습을 본 트리마가시(조리온 에귈레오)의 메시지가 가볍지 않다.  

"너 사회주의자지?"

이 대화를 통해 고렝은 이상을 꿈꾸는 또 다른 돈키호테가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 : 영화 더 플랫폼 다음 스틸컷

 

여기에 이모구리(안토니아 산 후안)의 존재 또한 눈길을 끈다. 이모구리는 마치 돈키호테가 떠올린 둘시네 공주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고렝의 '선' 역할을 자처한다. 트리마가시와 이모구리의 존재를 통해 고렝은 본성과 이성의 경계선에서 아슬한 줄타기를 하게 된다.

 

사진 : 영화 더 플랫폼 다음 스틸컷

 

영화 더 플랫폼을 연출한 가더 가츠테루 우루샤 감독은 극한의 상황 속에서 연대의 한계와 중요성을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만큼 영화는 인간의 비이성적인 욕구를 꼬집으며 무거운 메시지를 남긴다. 

 

사진 : 영화 더 플랫폼 다음 스틸컷

 

영화 더 플랫폼을 보면서 소설 원형감옥이 생각났다. 윗층에서 벌어진 일들이 아래층까지 닿는다는 설정은 소설 원형감옥을 떠올리기 충분하다. 이 때문인지 가더 가츠테루 우루샤 감독의 메시지에 더 주목했던 게 아닐까. 사회를 따끔하게 비판하는 감독을 보며 자연스레 후속 작품이 기다려진다.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좋아한다면. 이번 주말은 더 플랫폼과 함께. 추천.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