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제타(Rosetta), 청년 실업 그리고 가난의 굴레

2020. 9. 15. 17:13영화산책/현실을 꼬집다, 사회 비판 영화

반응형

사진 : 영화 로제타 다음 스틸컷

한 편의 영화로 사회가 바뀐다면. 다르덴 형제의 영화 로제타(Rosetta)는 벨기에 내 청년 실업에 대한 상황을 꼬집었다. 

영화 속 로제타는 캠프장에 사는 소녀이자, 생계를 위해 밤낮으로 일하는 청년이다. 그런 로제타에게 집은 극히 암울한 장소와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의 아버지는 누군지도 모르는 데다가 알코올중독자인 어머니는 술을 얻기 위해 모르는 남성에게 몸을 팔고 다니기 때문이다.

 

사진 : 영화 로제타 다음 스틸컷

이처럼 처참한 환경 속에서도 로제타는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버틴다. 집 앞 하수구에서 운동화를 벗은 뒤 장화를 신고 가는 뒷모습이 유독 머릿속에 맴도는 이유다.

그런데 현실의 벽이 너무도 높다. 춥고 허기진 배를 헤어드라이기로 달래보며 열심히 버티는 로제타지만, 매번 인턴에 머무는 현실, 그리고 하루 아침에 해고당하는 상황이 되풀이 된다. "아르바이트는 직업이 아니야"라는 로제타의 중얼거림에 깊은 절망이 묻어난다. 

 

사진 : 영화 로제타 다음 스틸컷

이런 현실 속에 다르덴 형제는 청년들을 위한 제도 마련의 필요성을 암시한다. 영화 막판 로제타가 무릎을 꿇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잡초처럼 버틴 로제타마저 현실의 벽 앞에 포기할 수 있음을 알린다. 그런 로제타에게 다가온 도움의 장면은 동정이 아닌 '사회적 제도'가 되어야 한다고 영화는 꼬집는다.

다르덴 형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영화를 통해 사회에서 직업을 찾지 못하거나 자리를 잡지 못하면 죽을 것이라고 믿는 한 여성의 초성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자살해야 하고 자살하지 말아야 하는 (극한의) 설정을 통해 사회와 실업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사진 : 영화 로제타 다음 스틸컷

실제로 영화 로제타가 공개되자, 벨기에 사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청년 실업 대책인 이른바 '로제타 플랜'의 불씨를 지폈다. 로제타 플랜은 '종업원 50명 이상'의 기업이면 고용 인원 3%를 청년으로 채우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삼는데 이는 지난 2000년에 시행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청년 실업이 높아지는 우리나라에서도 벤치마킹 사례로 언급되는 대책 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사진 : 영화 로제타 다음 스틸컷

영화 로제타는 11주에 걸쳐 만들어 졌다고 한다. 자신의 작품으로 사회가 달라지는 것을 경험하는 감독이 대체 몇이나 될까. 다르덴 형제는 오늘도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영화 로제타 추천.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