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13. 00:22ㆍ영화산책/현실을 꼬집다, 사회 비판 영화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의 소재는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영국에서 독립을 원하는 아일랜드 청년을 보고 있으면 과거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운동을 했던 우리나라의 역사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일랜드와 우리나라는 외세로부터 잦은 침략을 받았다. 이 때문인지 아일랜드는 술 마시면 끝까지 마시는 것부터 '한'이 서린 가사까지 EU 소속 국가들과 다른 문화를 보인다.
무엇보다 영화 속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이라는 노랫말을 들어보면 '아리랑'이 떠올리게 되는데 넋을 달래는 가사를 듣고 있다보면 나도 모르게 숙연해질 정도다.
영화는 우리나라 과거 역사와 비슷하게 진행된다. 손톱까지 뽑혀가며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원하는 아일랜드 청년들의 모습 뒤로 아일랜드 당시 지주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독립을 미루자고 주장한다. 완전한 독립을 위해 지금의 상황을 잠시 받아 들여야 한다고 말이다. 이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일제강점기, 그 암울한 역사가 툭 튀어나온다.
아일랜드는 결국 원하던 '완전한' 독립을 하지 못했다. 대영제국의 자치령으로 남게 됐을 뿐더러 영국 국왕에 충성한다는 조약도 받아들이고야 만다.
이로 인해 목숨 걸고 독립 투쟁한 청년들은 급기야 서로 총구를 겨누고야 만다. 이는 친구를 넘어 가족으로까지 이어진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의 노랫말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켄로치는 여전히 사람 중심의 영화를 연출하고 있다. 앞서 영화 빵과 장미에 대한 후기를 남기기도 했는데 계속해서 그의 작품을 소개해봐야 겠다. 또 어떤 작품을 이곳에 소개할지. 그의 작품이 기다려진다.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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