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 1. 00:38ㆍ영화산책/현실을 꼬집다, 사회 비판 영화
영화 밤쉘(Bombshell)은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밤쉘. 사전적 의미로 '폭탄선언'이라는 말이다. 나홀로의 고함은 미투 연대로 이어지고 그 결과,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단단한 벽을 무너뜨린다.
영화 밤쉘은 실화를 토대로 한다. 보수 언론 폭스 뉴스의 로저 에일스(존 리스고) 당시 회장은 직원 여성들을 상대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하는 것을 서슴치 않았고 피해자들은 회사 내 군림하는 로저를 상대로 막지 못했다. 암묵적 침묵은 결국 또 다른 피해자들을 낳고야 만다.
하늘 높은 줄 모르던 로저의 권력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11년 간 폭스 뉴스에서 몸을 담은 그레천 칼슨(니콜 키드먼)이 퇴사한 이후부터다. 그레천은 로저의 추악함을 알리고자, 자료를 모으고 있었고 부당한 해고가 뒤따르는 순간, 로저를 성희롱 혐의로 고소한다.
그레천의 행동은 침묵하던 피해자들을 일깨우게 한다. 하나 둘 증언들이 이어지고 여기에 폭스 뉴스 간판 앵커인 메긴 켈리(샤를리즈 테론)까지 동참하게 되면서 로저의 제국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한다.
독특한 카메라 구도
영화 밤쉘에서 초반 메긴이 카메라를 바라보는 장면이 있다. 좀처럼 영화에서 나오지 않는 장면인데 제작진은 다중 카메라를 활용, 이를 일부러 연출했다고 한다. 다양한 장면을 카메라에 담은 뒤 잘 나온 모습만을 편집해 내는 것이다.
이는 입체적인 효과를 부르지만, 배우들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촬영기법이다. 배우들의 몸짓 하나 하나가 카메라에 담기기 때문인데 이는 손짓 하나 마저 감정을 표현해야 돼 배우들의 어려움이 따른다.
로저의 제국은 무너졌지만…
이어지는 미투로 로저는 결국 폭스 뉴스에서 쫓겨나고 만다. 하지만 제이 로치 감독은 권력형 성범죄가 여전히 끝나지 않을 것을 암시한다. 제스 칼(케이트 맥키넌)이 사진을 다시 서랍 안에 넣어두고 케일라 포스피실(마고 로비)이 출입증을 던지고 회사를 나가는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권력형 성범죄는 여전히 우리 일상 속에 있다. 영화 밤쉘을 보면서 연대의 힘이 얼마나 강한 것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더이상 피해자 스스로 자책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미투는 계속되어야 한다. 영화 밤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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