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103)
-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해석 및 결말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의 소재는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영국에서 독립을 원하는 아일랜드 청년을 보고 있으면 과거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운동을 했던 우리나라의 역사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일랜드와 우리나라는 외세로부터 잦은 침략을 받았다. 이 때문인지 아일랜드는 술 마시면 끝까지 마시는 것부터 '한'이 서린 가사까지 EU 소속 국가들과 다른 문화를 보인다. 무엇보다 영화 속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이라는 노랫말을 들어보면 '아리랑'이 떠올리게 되는데 넋을 달래는 가사를 듣고 있다보면 나도 모르게 숙연해질 정도다. 영화는 우리나라 과거 역사와 비슷하게 진행된다. 손톱까지 뽑혀가며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원하는 아일랜드 청년들의 모습 뒤로 아일..
2020.08.13 -
영화 완벽한 타인, 누구나 비밀은 있다
사람 마음 한 치 앞도 모른다고 했던가. 40년 우정 속에도 남 모르는 비밀이 있다. 영화 완벽한 타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영화 완벽한 타인은 친구 집들이에서 시작된 휴대폰 진실게임을 통해 수면 아래에 가려진 이들의 민낯을 드러낸다. 서로를 잘 알 것이라고 생각했던 관계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하는 관계로 이어지면서 영화는 관계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들의 치열한 눈치게임은 115분의 시간을 금세 지나가게 한다. 특히 영화 후반부는 압권이다. 순수했던 관계의 껍질이 하나둘 벗겨지면서 이들의 관계는 곧 얼룩진 관계로 변질된다. 저녁식사 한 끼조차 못하는 관계로까지 치닫게 되는 것이다. 영화 완벽한 타인은 파올로 제노베제 감독의 퍼펙트 스트레인저스를 리메이크 한 영화다. 2016년 이탈..
2020.08.08 -
영화 4등, 체육계의 민낯을 드러내다
故최숙현 선수 사건으로 인해 체육계의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절대 군주로 자리잡은 감독 체제에서 말 못한 가혹행위와 폭력이 이어졌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사실 체육계의 병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뿌리부터 곪고 곪아 악습이 되버린지 오래다. 폐쇄적인 구조 속 선수 홀로 단단한 벽을 깨기란 쉽지 않다. 영화 4등에서도 이러한 체육계의 민낯을 간접적이나마 볼 수 있다. 영화 4등은 성적지상주의에 빠져버린 국내 사회를 비판하며 부조리한 엘리트 교육의 문제점을 꼬집는다.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음에도 4등을 벗어나지 못하는 준호(유재상)에게 엄마(이항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광수(박해준)에게 찾아가 수영을 가르쳐달라고 한 것. 마지못해 수락한 광수는 기꺼이 '몽둥이'부터 든다. ..
2020.07.27 -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미스터리의 진수
화려한 CG, 화끈한 액션이 없어도 영화팬들의 이목을 끄는 영화가 있다.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Murder on the Orient Express)이다.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은 무려 1974년에 개봉한 고전영화다. 하지만 미스터리 영화 답게 2시간 동안 영화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물론 영화의 호흡은 지금과 다른 결을 보여준다. 화면 구도는 인물 중심으로 촬영되었고 배우들의 연기도 절제된 연기를 보여주는 지금과 달리 보다 과장된 몸짓을 보여준다. 여기에 한층 높아진 배우들의 어조를 듣고 있다보면 이는 마치 한편의 연극 무대를 떠올리게 한다. 인물들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해학과 풍자로 다가오는 이유다.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은 전형적인 미스터리 장르의 구성을 가지고 있다. 한정된..
2020.07.26 -
영화 덩케르크, 놀란 감독이 바라본 전쟁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전쟁 세계관은 무얼까. 영화 덩케르크를 보기 전부터 궁금했다. 있는 그대로의 연출을 강조하는 놀란 감독이 참혹한 전쟁의 서사를 과연 어떻게 풀어낼지를. 놀랐다. 영화 덩케르크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 진주만 등의 영화처럼 화려한 전투 장면을 조명하지 않았다. 오로지 참혹한 전쟁 속에서 살고자 하는 한 병사의 의지. 이 단 하나의 메시지로 관객을 106분 동안 끌고 간다. 무엇보다 편집의 힘이 강렬하다. 물에 빠져 당장 죽음 앞에 놓여 있는 병사와 연료가 떨어져 하늘에서 위태롭게 떠 있는 파일럿이 함께 오버랩되는 장면은 ‘생존’에 대한 위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가장 낮은 곳과 가장 높은 곳에서 적군과 싸워야 하는 상황은 관객을 극한의 상황까지 이끌게 한다. 영화 덩케르크는 애초 승자를..
2020.07.14 -
영화 미쓰백 그리고 아동학대
가족이 되고 싶다면 손가락을 지지라는 계부의 말에 9살 아이는 뜨거운 프라이팬에 손을 집어넣었다. 같이 산 친모는 아이의 목에 쇠사슬을 채운 채 생활하기까지 했다. 영화 속 장면이 아니다. 믿기지 않지만,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창녕에서 이들 계부와 친모는 이웃들의 눈을 피한 채 아이를 상대로 잔혹한 학대를 계속했다. 결국 아이가 4층 베란다를 통해 도망치고 나서야 이들의 잔혹한 수법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9살 아이의 아동학대 사건은 최근 많은 이들을 공분케 하고 있다. 무책임한 어른들의 이기적인 모습에 많은 이들이 부모의 무책임을 꼬집으며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건과 함께 재조명되는 영화가 있다. 아동학대에 대한 내용을 다룬 영화 미쓰백이다. 계부와 친모의 잔혹한 학대 수법이 영화 내용과도 묘하..
2020.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