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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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500일의 썸머, 보통의 연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영화 500일의 썸머는 카멜레온과 같다. 보면 볼수록 달라지는 영화의 결을 보며 매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는 꼭 소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상실의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 세월마다 달라지는 책의 느낌에서 이와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것이다. 영화 500일의 썸머는 '사랑'을 믿지 않는 썸머(주이 디샤넬)와 그런 썸머를 사랑하는 탐(조셉 고든 레빗)의 500일 인연을 조명한다. 처음 이들의 관계는 그 어떤 인연보다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보이지만, 깊은 관계로 발전할 수록 이들의 사랑은 서서히 삐걱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날 탐이 썸머에 묻는다. "우리 무슨 관계야?" 누군가의 여자이기를 거부하는 썸머는 톰과 친구도 애인도 아닌 애매한 관계를 이어나간다. 이 과정에서 탐은 썸머와의 미래..
2020.04.14 -
영화 컨테이젼·영화 감기, 코로나19사태에 재조명
2년이 지났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급하게 백신이 만들어져 전 세계가 부랴부랴 접종에 나서고 있다. 출혈은 컸다. 7일 기준 전 세계 2억 명 이상이 확진됐고 사망자만 455만명이다. 삶에 힘들어 극단적 선택을 한 이들까지 합하면 더 많을 터. 인류의 재앙이라고 꼽히는 이유다. 장기화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와 비슷한 영화가 최근 재조명을 받고 있다. 영화 컨테이젼과 영화 감기다. 이 두 영화 모두 정체모를 바이러스에 의해 사람들이 죽어가는 소재를 담고 있다. 먼저 2011년도에 개봉한 영화 컨테이젼은 홍콩 출장을 다녀온 베스(기네스 팰트로)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베스는 하루아침에 발작을 일으키고 사망하고 그녀의 아들마저 갑작스레 사망한다. 그러면서 베스와 접족한 이들이 또 다..
2020.04.08 -
영화 신문기자, 결말 그리고 저널리즘
영화 신문기자(The Journalist, 2019)는 개봉전부터 영화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아베 정권의 사학 스캔들 등을 담은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의 저자 '신문기자'를 모티브로 한 얘기가 스크린에 등장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것도 일본 현지에서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진실을 숨기려는 일본 정부의 민낯이 드러나는 탓에 현지 배우들도 영화에 출연하기를 망설였다고 한다. 국내 한 매체에 따르면 실제로 스기하라 타구미 역을 맡은 마츠자카 토리는 주연임에도 TV 또는 예능 출연기회를 얻지 못했다. 개봉 직후 영화 공식사이트가 정체모를 해커들로부터 공격까지 받을 정도였으니 현지에서도 이슈들이 끊이지 않았다고. 숱한 화제를 낸 영화 신문기자의 내용은 어떤 내용일까. 토우토신문 요시오카 기자는 어느날 익명의..
2020.03.22 -
영화 설국열차, 세상을 꼬집다
영화 설국열차의 메시지는 가볍지 않다. 목적지 없이 달리는 열차 내에서 일어나는 비인간적인 모습을 보면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이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7을 떠올리게 한다. 공포와 권력으로 인간을 통제하는 열차 안에서 이성을 상실한 인간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서다. 열차 안에 벌어지는 일은 마치 우리 사회의 문제를 작세 축소한 것처럼 구조주의적인 모순이 담겨있다. 영화 설국열차의 배경은.. 끊임없이 달리던 설국열차 안에서 열차 꼬리칸 사람들은 억압과 통제 속에 살아간다. 이들은 얼굴조차 모르는 월포드(에드 해리스)의 메시지를 따르며 쥐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다. 그러던 어느날 이들은 사람답게 살자는 희망아래 폭동을 일으킨다. 열차가 달린지 17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칸별로 나뉘어 있는 역할. 서로 ..
2020.03.16 -
영화 대학살의 신, 연극의 묘미
영화 대학살의 신(Carnage)은 보통 영화와 다르다. 네명의 배우가 거실이라는 공간에서 영화를 이끌어 가기 때문. 이는 스크린이 아닌 흡사 스테이지(무대)를 연상케 한다. 이들이 모인 사건의 배경은 이렇다. 11살 재커리는 친구들과 다툼 중에 막대기를 휘둘러 이턴의 앞니를 부러뜨린다. 이 사건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모이게 되는 아이들의 부모. 처음에는 교양과 기품의 대화로 실마리를 풀어가려 하지만,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말꼬리를 잡는, 이른바 아이들 싸움이 어른들 싸움으로 변질된다. '술'의 힘을 빌어보지만 해결 없는 대화의 갈등을 풀어보고자, 이들은 술의 도움을 받아보려고 한다. 하지만 점차 감정적인 대화가 오고가더니 급기야 자신의 배우자를 향해서 서운한 감정을 내보인다. 아름다운 거실에서 벌어지는..
2020.03.15 -
영화 자전거 탄 소년, 다르덴 형제만의 메시지
다르덴 형제의 영화를 보다보면 그들만의 감성이 존재한다. 특유한 색감은 물론 다르덴 형제의 현실적인 메시지가 진하게 다가온다. 영화 자전거 탄 소년 또한 그러했다. 보육원에서 지내는 11살 아이 시릴(토마 도레). 시릴은 잃어버린 자전거와 아빠(제레미 레니에)를 찾기 위해 나선다. 하지만 아빠가 자신을 버린 것을 알게 된 시릴은 큰 충격을 받게 된다. 끝까지 미련을 못하던 시릴은 계속해서 아빠를 찾게 되고 그런 아이의 모습을 안타깝게 생각하던 미용실 주인 사만다(세실 드 프랑스)는 아이의 위탁모로 나선다. 긴 호흡의 장면 영화 자전거 탄 소년을 보고 있으면 유독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드라마는 보통 3초 미만의 호흡을 표현한다면 일반 영화는 드라마보다 더 길게 표현하기 마련. 그런데 이 영화는..
2020.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