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11. 00:41ㆍ영화산책/사람들의 이야기, 낭만 영화
다르덴 형제의 영화를 보다보면 그들만의 감성이 존재한다. 특유한 색감은 물론 다르덴 형제의 현실적인 메시지가 진하게 다가온다. 영화 자전거 탄 소년 또한 그러했다.
보육원에서 지내는 11살 아이 시릴(토마 도레). 시릴은 잃어버린 자전거와 아빠(제레미 레니에)를 찾기 위해 나선다. 하지만 아빠가 자신을 버린 것을 알게 된 시릴은 큰 충격을 받게 된다. 끝까지 미련을 못하던 시릴은 계속해서 아빠를 찾게 되고 그런 아이의 모습을 안타깝게 생각하던 미용실 주인 사만다(세실 드 프랑스)는 아이의 위탁모로 나선다.
긴 호흡의 장면
영화 자전거 탄 소년을 보고 있으면 유독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드라마는 보통 3초 미만의 호흡을 표현한다면 일반 영화는 드라마보다 더 길게 표현하기 마련. 그런데 이 영화는 보통 영화보다 더욱 길게 표현한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레 시릴의 감정이 풍부하게 다가오게 된다. 홀로 엘리베이터에 남겨진 시릴의 장면이 그 예. 이처럼 긴 호흡의 장면은 관객에게 극중 캐릭터의 심리를 더 부각하게 한다.
끊임없이 상처받는 아이
이러다 보니 동네 문제아인 웨스(에곤 디마테오)와 시릴과의 관계는 시릴의 안타까운 상황을 더 부각시킨다. 여기에 사만다와 다툼 끝에 자신의 친구에게 가는 장면에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자신의 아버지처럼 되기 싫은 시릴의 심리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또한 어른들의 실수가 아이에게 되돌릴 수 없는 상처를 주게 되는 모습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해피엔딩 VS 새드엔딩
어떤 영화든 엔딩은 중요하다. 그러나 자전거 탄 소년에서의 엔딩은 참 독특하다. 관객의 눈에 따라 해피엔딩이 될 수 있고 새드엔딩이 될 수 있기 때문.
영화 결말 부분을 보면 나무에서 떨어지고 정신을 못 차린 시릴은 핸드폰 소리에 눈을 뜬다. 곧 파티를 위해 자전거를 타지만, 아이의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오로지 관객의 상상력에 맡긴 채 영화가 끝나는 것이다.
다소 무책임한 영화 결말일 수 있지만, 오히려 결말을 완료한 것 보다 가슴 속에 더 많은 여운이 남아 있게 되는 건 왜일까. 다르덴 형제의 특별한 메시지가 있는 영화 자전거 탄 소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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