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사이드 르윈, 코엔 형제의 첫 음악영화

2020. 3. 29. 21:04영화산책/사람들의 이야기, 낭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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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사이드 르윈 다음 스틸컷(이하 생략)

2014년 1월 영화팬들 사이에서 코엔 형제의 영화 인사이드 르윈에 대한 관심이 쏠렸다. 3년 만에 돌아온 코엔 형제가 첫 음악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시리어스 맨 등 수작을 연이어 만든 코엔 형제였기에 이를 기대하는 이가 적지 않았다.

영화는 기대 이상이었다. 코엔 형제는 배역의 노래를 편집없이 그대로 보여주며 관객들의 몰입을 더했다. 여기에 르윈 역을 맡은 오스카 아이삭의 연기 또한 배역의 혼을 불어넣었다. 음악을 전공한 오스카는 직접 노래하고 연주를 하며 캐릭터를 더욱 빛냈다. 이후 영화 인사이드 르윈은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뿐만 아니라 각종 상을 휩쓸며 전 세계적으로 박수를 받았다.

영화는 뉴욕 한 포크 가수의 일주일 여정을 따라간다. 매일밤 지인들의 집을 전전하는 무일푼 뮤지션 르윈. 그는 코트 한 벌 살 여유도 없을 정도로 힘든 처지다. 르윈의 과거 또한 비참하다. 듀엣이었던 마이크가 실의에 빠져 그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르윈은 혼자 솔로로 나서지만, 현실은 냉담하다.

이런 가운데 르윈은 어느날처럼 골파인 교수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하지만 다음날 골파인 교수 고양이와 뜻하지 않은 여정(?)을 함께 하게 되고 친구인 진 버키(캐리 멀리건)까지 임신 소식을 듣게되면서 르윈은 당장 수술비용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그러던 중 고양이가 창문 틈으로 도망간다. 번번이 실패하는 머피의 법칙이 떠오르는 상황. 르윈은 서둘러 고양이를 찾아 나서고 마침내 길거리에서 고양이를 찾게 된다. 하지만 고양이는 골파인 교수의 고양이가 아닌 것으로 나오고 더군다나 전 여자친구가 아이를 지우지 않았다는 이야기까지 듣게 되면서 르윈은 그야말로 멘붕에 빠지게 된다.

고양이는 ‘책임'의 무게

영화를 보다보면 고양이가 곳곳에 등장한다. 이는 홀로 생활하는 르윈이 유일하게 책임지는 생명체로 일종의 '책임감'을 상징한다. 르윈은 이 책임감을 놓아버리려고 하지만, 삶은 그를 쉽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책임은 굴레가 되어 르윈의 삶을 맴돈다. 르윈이 시카고에서 돌아오는 과정에서 일어난 고양이 사고 또한 또 다른 '책임'을 암시하는 것이다.

코엔 형제는 왜 포크송을 선택했을까

포크송은 미국인의 자존심이다. 아메리카로 이주했을 당시 현지인들은 어려움을 잊고자 포크송을 불렀다고 한다. 이후 포크송은 서서히 개인의 활동으로 퍼지게 되고 창작곡, 평화운동 등 사회·문화로 뻗어갔다. 이러한 포크송이 로큰롤에 밀리면서 점점 잊혀져 간다. 이 과정에서 부조리, 자본가의 허세, 조합의 만용 등 악습이 드러난다. 미국에 살아있는 정신과도 다름없는 포크송의 현주소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슬픔 속에 행운의 서사시

영화 인사이드 르윈을 보고 있으면 외로운 현실 속에 피어난 열망의 삶이 떠오른다. 그것은 마치 활활 타오르는 삶이라기 보다는 보이지 않은 곳에서 잔잔하게 타오르는 삶과도 같다. 쉰 목소리와 가슴 흔드는 음률로 한 폭의 그림을 연상하게 하는 영화 인사이드 르윈. 당신의 귀가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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