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16. 23:32ㆍ영화산책/현실을 꼬집다, 사회 비판 영화
영화 설국열차의 메시지는 가볍지 않다. 목적지 없이 달리는 열차 내에서 일어나는 비인간적인 모습을 보면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이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7을 떠올리게 한다. 공포와 권력으로 인간을 통제하는 열차 안에서 이성을 상실한 인간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서다. 열차 안에 벌어지는 일은 마치 우리 사회의 문제를 작세 축소한 것처럼 구조주의적인 모순이 담겨있다.
영화 설국열차의 배경은..
끊임없이 달리던 설국열차 안에서 열차 꼬리칸 사람들은 억압과 통제 속에 살아간다. 이들은 얼굴조차 모르는 월포드(에드 해리스)의 메시지를 따르며 쥐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다. 그러던 어느날 이들은 사람답게 살자는 희망아래 폭동을 일으킨다. 열차가 달린지 17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칸별로 나뉘어 있는 역할. 서로 감시하는 구조
영화 설국열차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나눠진 ‘칸’과 서로 감시하는 구조다. 정치학에선 이를 파놉티콘, 즉 원형감옥으로 일컫는데 보이지 않는 감시는 인간에게 두려움을 전달 한다.
열차내에서도 마찬가지. 총알 없는 총에 억압을 받는 구조. 월포드가 누구인지 잘 모르지만, 월포드의 권력의 지배를 받는 구조. 같은 꼬리칸 사람들을 이용해 감시에 대한 공포를 심어주는 구조. 이 모든 것이 파놉티콘 구조의 핵심이다.
이어지는 계획살인. 그리고 다른 칸의 사람들.
설국열차를 이끄는 월포드는 꼬리칸 사람들의 야심찬 폭동 계획을 미리 알고 있다. 그러나 월포드는 꼬리칸 사람들이 온전히 계획을 실천할 수 있도록 방관하기에 이른다. 열차 내 정해진 식량으로 인해 개체수 조정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꼬리칸 사람들과 두건을 쓴 이들과의 치열한 싸움은 서로가 서로를 죽이도록 윗칸 사람들의 또 다른 욕심에서 이뤄진다.
이 가운데 죽어가면서도 미소를 짓는 두건을 쓴 사람들의 모습은 앞서 앞칸으로 끌려가 영영 꼬리칸으로 돌아오지 않았던 또 다른 동료임을 암시하기도 한다.
앞칸에 또 다른 새로운 세계가..
앞칸으로 갈 수록 꼬리칸 사람들의 세계와는 전혀 딴 세상이 펼쳐진다. 멸종될줄 알았던 식물이 있었고 고기가 존재했다. 급기야 끌려갔던 아이들은 월포드를 위해 세뇌를 받고 있었으며 청년들은 술과 약에 취해 정신을 놓고 있었다.
이처럼 설국열차에서 보여준 시스템은 과거 공산주의 국가의 방법을 그대로 본떴다. 내부 감시자를 두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어릴 때부터 끊임없이 세뇌시키는 교육, 여기에 쾌락의 문턱을 낮추는 것과 열차 밖으로 나가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보여주는 전시대상까지. 설국열차는 이 모든 것을 담아냈다.
영화만의 얘기일까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는 동안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현실을 돌아보면서 불편한 감정이 툭 튀어나와서다. 짜여진 구조에 갇힌 채 서로만을 공격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들이 떠오른 것이다.
역사를 되짚어 보면 인간은 늘 자신의 '세계'만을 바라봤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어떤 '칸'에 있는 것인지. 그저 만들어진 세계 속에 순응하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 설국열차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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