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평가가 필요한 영화 지구를 지켜라

2020. 2. 24. 23:59영화산책/현실을 꼬집다, 사회 비판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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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지구를 지켜라 를 보고 들었던 생각은 먹먹함이었다. 속고 속이는 대화들. 그리고 당한 자들만 당하는 그 장면 앞에서 나는 그만 씁쓸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사실 영화 초반에 뜨는 자막 그리고 독특한 오프닝을 보고 가벼운 소재로 이루어진 영화라고 착각했었다. 그러나 이는 큰 착각이었다.

영화 지구를 지켜라 다음 스틸컷 (이하 생략)

 

영화 지구를 지켜라 병구(신하균)는 현실 속의 아픔을 가진 인물이다. 병구는 인간행세를 하는 외계인을 잡아 지구를 지키고 싶어 했고 결국 강사장(백윤식)을 외계인으로 지목하며 그를 잡는다.


“내가 돈 때문에 이러는 거 같아? 이 더러운 외계인 놈아!”

영화 초반에는 병구의 과거 내용을 모르니 자칫 인간의 야만성을 드러낸 전형적인 사이코 패스적인 얘기인 것 같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한 인간의 처절한 삶을 알게 되는 순간, 보는 이들은 병구에게 쉽사리 '비판의' 돌을 던질 수 없게 한다. 그렇게 영화가 흘러가면서 병구는 어느새 약자의 입장이 된다.


“내가 범인을 어떻게 잡는지 알아? 50% 확률을 가지고 있지. 범인이거나 아니거나.”

이 가운데 경찰 내부에서도 치열한 갈등이 존재한다. 강력계 반장은 사건보다 실적만을 올리려는 인물이다. 이는 오히려 정의를 외치는 형사를 배척하게끔 하는데 그럴수록 강력계 반장은 조직에 있으면서도 전혀 도움되지 않는 인물로 비춰진다. 이러한 관계 속에 조직구조에 때 묻지 않은 막내가 도움을 주며 영화는 흘러간다.

 

“그만해! 지구를 지킨다면서 너는 사람을 죽이고 있어!”

잡혀있는 강사장은 외계인에 빠진 병구한테 절규하며 묻는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사람을 죽인 병구한테 묻는다. 과연 외계인을 잡기 위해 몇 명이나 죽였는가? 그 속에 외계인이 정말 몇 명이나 있었는가 라고.

그러던 강사장이 병구의 일기장과 노트를 본 뒤에 자신은 외계인이며 왕자를 만나주겠노라고 갑작스럽게 입장을 바꾼다. 그리고 병구의 어머니를 살려낼 수 있다고 말이다. 강사장의 말을 다 듣게 된 병구는 다시 한 번 강사장의 말을 믿게 된다. 분노를 느끼고도 감언이설에 또 한 번 넘어가면서 영화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병구는 과연 지구를 구할까?

영화를 보면서 외계인은 탐욕스러운 자본가로, 병구는 그 자본가에 치여 사는 서민의 삶을 인물로 다가왔다. 어떻게든 복수를 이루려고 하는 병구지만, 자본가의 교묘한 말솜씨로 또 다시 불행에 빠지는 또 하나으로도 보였다. 이와 함께 정의를 외쳐야 하지만, 결국 자본가를 위한 도구로 빠지는 경찰을 보며 다시금 우리의 현실을 돌이켜 보게 된다. 우리는 진정 '지구'를 지키고 있는 것일까.

영화 지구를 지켜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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