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17. 23:23ㆍ영화산책/어떤 의미지? 메시지 영화
그야말로 반 자본주의 영화. 영화 코스모폴리스(Cosmopolis, 2012)를 두고 하는 말이다. 영화는 음침하면서도 자본주의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최연소 거물 자본가 에릭 패커(로버트 패티슨)는 자신의 리무진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이 좁은 공간에서 그는 대화와 기본적인 욕구를 풀어나가는데 이는 마치 또 다른 사회를 보여준다. 리무진이라는 자본주의적 매개체를 통해 차 안과 차 밖의 세계가 단절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거대한 자본으로 세계를 움직이는 에릭. 그러던 그가 하루아침에 파산하고야 만다. 그는 새로운 삶을 찾기로 하고 그러면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기로 결심한다. 이발소안에서의 그의 모습을 보면 어느 순수한 청년과 다름 없다.
안타깝게도 그의 인생은 한 순간에 뒤바뀐다. 아내가 그의 파산 소식을 알게 되고 급기야 결혼 생활을 끝내기로 요구한다. 이들의 무미건조한 대화를 듣고 있다보면 이들 관계의 민낯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이런 가운데 세계 공황이 불고 뉴욕 시민들이 거리로 나온다. 그러면서 에릭에게 비난의 목소리를 높인다. 이는 마치 2011년 미국 뉴욕의 월가에서 발생한 '반 월가 시위(Ocuupy wall street)를 연상케 한다. '최고 부자 1%에 저항하는 99% 미국인'을 외치며 미국의 빈부격차를 꼬집었던 그 시위 말이다.
영화 코스모폴리스에서도 에릭의 기업에 일하다가 해고당한 한 직원이 "사회가 편을 갈라버렸다, 도서관 뒤를 가봐. 얼마나 평온한지"라고 소리친다. 에릭 또한 자본가의 입장을 대변해 반박에 나서지만, 직원은 에릭이 죽어야 자신도 산다면서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으려 한다.
영화 코스모폴리스는 2003년에 나왔던 소설 코스모폴리스를 기반으로 한다. 소설에는 IMF총재가 살해 당하고, 엔화가 급등하는 등 세계 경제의 변화가 상세히 담겨있다. 소설과 다른 점이라면 엔화가 위안화로 변경되었다는 것 뿐.
그렇다고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이 사회주의를 찬양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자본주의를 비판할 뿐인지 이념과는 상관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시간당 임금을 비판하며 '미래 임금'에 대한 담대한 메시지를 남긴다.
영화 코스모폴리스는 쉽게 접근하기에는 분명 힘든 영화다. 하지만 독특한 카메라 구도, 현실 비판적인 대화 내용 등을 자세히 보면 영화의 매력이 물씬 난다. 주말에 심오한 메시지를 찾기 원한다면. 영화 코스모폴리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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