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드소마, 공포는 '공동체'였다

2021. 8. 23. 22:37영화산책/어떤 의미지? 메시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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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드소마 다음 스틸컷

 

'공포영화'를 끔찍히도 싫어하는 나로서는 영화 미드소마(Midsommar)는 관심 밖이었다. 장르가 '공포'로 분류되다 보니 자연스레 나와 접점이 없었다. 그러다 지인의 추천으로 영화 미드소마를 보게됐다. 결정을 내리면서도, 공포영화 특성상 괴기스럽거나 깜짝 놀라게하는 연출이 있을까 싶어 두려웠지만, 다행히 그런 설정은 없었다.

 

영화 미드소마 다음 스틸컷


영화 미드소마는 영화 유전을 연출한 아리 애스터 감독의 두번째 작품이다. 흔히 공포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음침한 분위기가 아닌 밝고 아름다운 배경 속에서 영화는 진행된다. 그러면서 기존 공포와는 다른 또 다른 공포를 선보인다.

 

영화 미드소마 다음 스틸컷

 

영화 속 대니(플로렌스 퓨)는 가족을 하루 아침에 잃자 큰 상실감에 빠지는 인물이다. 대니 옆에는 남자친구 크리스티안(잭 레이너)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슬픔을 완전히 공감하고 위로해주지 못한다. 오히려 4년째 사귀고 있음에도 크리스티안이 떠날까 전전긍긍하던 대니다. 그러던 어느날 대니 일행은 초청을 받아 스웨덴 한 마을에 있는 축제에 참석하게 된다. 

 

영화 미드소마 다음 스틸컷


마을의 분위기는 평화롭다. 목가적인 환경 속에서 이들은 공동체 생활을 하며 '하지 축제'를 여는데 공을 들인다. 자칫 '드라마'적인 장르로 다가올 것 같지만, 영화는 서서히 축제의 기이함을 알린다. 그러면서 마을 사람들의 특별한 의식이 펼쳐진다.

애스터 감독은 영화 중간 중간 의식이 어떻게 벌어질 것인지를 곳곳에 그림을 통해 알려주고 있다. 동시에 이들의 기괴하면서도 토속신앙적인 모습을 연출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영화 미드소마 다음 스틸컷

 


미드소마의 진정한 공포는 '공동체'


 


영화가 흘러가면서 미드소마의 진정한 공포가 드러난다. 일반 공포영화처럼 끔찍한 귀신이 나오거나, 피투성이의 살인마가 나오는 게 아닌 바로 마을 사람들 자체가 '공포'다. '공동체'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두려움이 엄습하는 것이다. 

 

영화 미드소마 다음 스틸컷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은 모두 홀린 듯이 '함께' 생활하며 그 모든 것을 서로 '공유'한다. 이들에게는 개인적인 사생활 공간은 없다. 식사를 할 때도 같이 먹고, 잠도 같이 잔다. 심지어 느끼는 감정 또한 함께 '공유'하기를 원한다. 내가 울면 다같이 울어주고 내가 웃으면 다같이 웃는, 한 공동체의 기괴한 모습이 공포로 다가오게 된다.

 

영화 미드소마 다음 스틸컷


'5월의 여왕'이 된 대니의 선택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족했던 공감을 이들로부터 받게 된 대니의 '결단'은 마치 복수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 공동체를 위한 결정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대니 또한 마을 사람들의 공동체 중 한 명이 되어 이들을 위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비단 영화 속 일일까.


 

영화 미드소마 다음 스틸컷


집단 의식의 공포는 인류 역사 속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사람을 먹는 식인 부족이 있었고, 사람을 재물로 바치는 마야 부족도 있었다. 현대사로 돌아보면, 유대인을 무차별로 학살한 나치가 있었고 대동아공영권을 외친 일본 제국주의가 있었다. '내 편 아니면 적'이라는 중국의 문화혁명 또한 예를 들 수 있다. 그만큼 엇갈린 공동체의 집단 의식은 수많은 인류의 피를 흘리게 했다.

 

영화 미드소마 다음 스틸컷


영화 미드소마는 사람에 대한 공포를 떠올리기 충분하다. 같이보면 좋을 영화는 디태치먼트를 보시길. 끝으로 유대인 학살에 가담했던 한 나치 당원의 증언을 남기며 리뷰를 마친다.

"그때는 무언가의 홀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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