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커브, 생존의 몸부림

2021. 9. 2. 21:49영화산책/어떤 의미지? 메시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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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커브 다음 스틸컷

 

11분 간의 생존의 몸부림. 단편영화 커브(Curve)는 버티느냐 떨어지느냐라는 극한의 설정을 담고 있다. 

가파르고 미끄러운 곡면 위에 눈을 뜬 여성. 그는 자신의 몸이 곡면 끝에 위태롭게 걸려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놀란 여성은 발버둥 치지만, 발 밑 끝은 보이지 않은 낭떠러지가 있다. 낭떠러지에는 알 수 없는 소리가 울리는 상황. 

영화 커브 다음 스틸컷

 

여성은 황급히 주변을 둘러보지만, 주변 어디에도 올라갈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벽 자체가 미끄러운데다가, 왼쪽 발 또한 뒤로 꺾여 있어 몸 조차 움직이는 게 쉽지 않다. 더욱이 손의 있는 상처 또한 깊어가고 비까지 내리면서 여성의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는다. 

 

영화 커브 다음 스틸컷

 

영화 커브는 이렇게 종료된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여성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 그가 위로 올라갈 수도, 혹은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열린 결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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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앞에 나타난 의문의 손자국은?


 

영화 커브 다음 스틸컷

 

필사적으로 위로 올라가려던 도중 여성의 눈은 반대편 벽을 향한다. 그곳에는 분명 아무 것도 없지만, 여성이 움직일 때 마다 같은 자리에 핏자국이 하나 둘 생겨난다. 여성의 손바닥 자국이다. 여성은 함께 찍히는 핏자국을 볼 때 마다 더 큰 공포를 느낀다.

 

이는 여성이 처한 상황을 극적으로 연출하기 위한 설정으로 보인다. 공포에 질린 여성의 눈이 마치 거울이 된 것처럼 극한의 상황을 온전히 투영했다는 말이다. 네 번째 손가락의 손톱이 없는 것과 왼쪽 다리가 굽어진 것도 그 이유에서다.

 

영화 커브 다음 스틸컷


실제로 팀 에간 감독은 교통사고를 당한 뒤 현장에서 느꼈던 부분을 영감을 받아 영화를 연출했다고 한다.  또 심리적 문제와 우울증을 언급했는데 이는 인간이 극한으로 몰리게 되면, 극심한 패닉을 느끼는 상황을 스크린에 담아낸 것이다.

 

어쩌면 에간 감독은 인생의 굴곡을 말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로에서 삶을 선택하려는 한 사람의 처절한 몸무림을 선보였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영화 초반 오프닝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극심한 파도에 일렁이다가도 어느 순간 잠잠해지는 바다를 보며, 여성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다.

 

영화 커브 다음 스틸컷


영화 커브는 짧은 시간 안에 영화 팬들을 사로잡는 힘이 분명 있다. 더 길었으면 또 다른 소재들이 붙어 자칫 스토리가 흔들릴 수 있었을 터. 에간 감독은 11분이라는 시간으로 영화를 잘 풀어냈다. 그래서 더 빛났다.

주말 영화 커브와 함께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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