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그 엇갈린 해석들

2022. 3. 14. 21:17영화산책/어떤 의미지? 메시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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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다음 스틸컷

 

애니메이션을 두고 이다지도 해석이 다를 수 있을까. 영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수많은 영화팬들 입에 오르고 내리고 있다. 사랑스러운 캐릭터, 동화같은 장면이 스크린 상에서 펼쳐지지만, 이에 대한 해석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영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다음 스틸컷


영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내용은 길을 잘 못 든 치히로 가족에게 벌어진 일을 담은 이야기다. 시골로 이사를 가게 된 치히로 가족이 의문의 터널 앞에 도착했고 이들이 호기심에 이끌려 이 터널을 넘자, 그만 신의 세계로 들어가고야 만다.

 

영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다음 스틸컷


급기야 치히로의 아빠와 엄마는 거리의 음식을 먹은 뒤, 돼지로 변해 버린다. 신의 음식을 먹었다는 이유에서다. 이 모습을 본 치히로는 도망치다, 하쿠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온천장에서 일하게 된다. 

 


하지만 작품 속 온천장은 보통 세계와 다르다. 개구리 남직원들과 민달팽이 여직원들이 일을 하고 있으며 이곳을 방문한 손님들의 모습도 신들로 이루어져 있다. 치히로는 무사히 아빠와 엄마를 구하고 집으로 갈 수 있을까.

 


매춘이라는 해석


영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치히로가 일하는 온천장이 사실은 성인 업소라는 시선이 있는 반면, 과대 해석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영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다음 스틸컷


먼저 온천장이 성인 업소라고 뜻하는 쪽은 지난 2001년 6월 이 영화 애니매이션을 만든 미야자키 하야오의 한 매체와의 인터뷰 내용을 꼽는다.

그는 영화 애니매이션 센과 치히로에 대해 "지금 이 세상으로 그리려면 무엇이 가장 적합한가 하면 풍속산업이라고 생각해요. 일본은 모두 풍속산업 같은 사회가 돼 있잖아요"라고 밝혔다.

 

영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다음 스틸컷


풍속산업은 일본 현지에서 이른바 성 산업을 지칭하는데, 감독이 이를 언급하고 나선 것이다. 당시 영화 평론가 마치야마 토모히로도 해당 인터뷰를 언급하며 현지 사전 등에 기재된 '탕녀'를 소개했다. '탕녀'는 온천탕에서 매춘을 하는 이들을 지칭한다.

 

영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다음 스틸컷


온천탕이 성인 업소를 뜻한다는 쪽에선 신들이 저녁에만 나오고, 여자들이 목욕탕 청소를 한다는 점, 유바바가 업소를 관리하는 마담이고, 계약서를 통해 아이들의 본 이름을 가로채는 것을 꼬집는다. 가오나시를 두고 돈이면 다 되는 소위 '진상 부리는 손님'이라고 지적한다.

 


과대 해석? 버블경제 풍자


이를 두고 과대 해석이라는 지적도 있다. 바로 미야자키 감독이 국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10살 된 친구 딸을 보면서 영화를 만들겠다고 생각했다"며 "센과 같은 10살짜리 어린아이가 가정을 떠나 다른 사람이 주는 밥 먹고, 그러면서 느낀 점들을 그린 영화"라고 밝힌 것이다.

 

영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다음 스틸컷


그는 그러면서 "가오나시가 금을 만들어 사람들을 혹하게 만드는 건 10살짜리 아이가 선물을 사서 남의 관심을 사려는 것과 비슷하다"며 "아는 초등학생이 영화보고 가오나시에게 굉장한 공감을 느꼈다고 했다. 가오나시가 결국 자기가 있을 곳을 발견해서 좋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시 말하면 10살 된 딸을 위해 작품을 만들었다는 얘기다. 이는 매춘을 은유한다는 앞서 주장과는 정 반대의 입장이다. 이 때문에 작품 전체적으로 봤을 땐 치히로의 성장기로 봐야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었다.

 

영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다음 스틸컷

 


현지 반응은?


현지에서도 매춘을 의미한다는 측과 아니라는 측이 엇갈린다. 이런 가운데 경기 불황으로 인해 고통받았던 당대의 사회상을 꼬집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영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다음 스틸컷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주장은 매춘을 의미한다는 쪽이 언급한 인터뷰 내용에서 나온다. 당시 또 다른 내용을 보면 미야자키 감독은 이렇게 표현했다.

"그것은 일본 그 자체입니다. (중략) 모두 치히로가 사는 유야의 종업원 방 같은 그런 것이었어요. 일본은 조금 전까지 그런 느낌이었어요."

 

영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다음 스틸컷


실제로 당시 사회에서 방직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작업환경이 좋지 않았고 이를 두고 사회적인 움직임이 벌어진 바 있다. 미야자키 감독도 그간 반전주의와 환경보호를 외친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였기에 자본주의 사회의 이면을 풍자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자연스레 나오게 된 것이다.

 

영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다음 스틸컷


버려진 테마파크의 모습과 아빠가 신의 음식을 먹을때 돈과 카드가 있다고 언급한 것, 그리고 유바바가 계약서부터 내민 것이 그 예다. 여기에 다른 사람을 먹으면 몸이 커지는 가오나시는 경쟁사회 속 욕심을 추구하는 소위 '자본주의가 낳은 경제적 피해자'이고, 이름을 잃어버린 아이들에게는 정체성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영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다음 스틸컷


그도 그럴 것이 치히로가 아빠 엄마를 고르는 마지막 장면에서 이에 대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지브리 측은 "부모가 돼지로 변한 것은 1980년대 일본 거품경제 기간 동안 사람들이 가졌던 욕망을 의미한다"며 "치히로가 비현실 세계에서 겪은 경험으로 사고방식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당대 거품 경제에 대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영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다음 스틸컷


많은 이목을 끈 영화 애니매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 작품은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편'에도 오르고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 중 하나로 올라와 있다. 소중한 주말 치히로와 모험을 떠나보는 게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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