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해석(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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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해석, 인간의 선과 악
갑작스러운 재해로 피난처가 단 한 군데 밖에 없다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Concrete Utopia)는 '대지진'이라는 극단적인 설정을 통해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구현했다. 그러면서 극한의 상황 속에서 살아남은 인간의 이면을 드러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내용은 이렇다. 하루 아침에 폐허가 된 서울. 이 가운데 황궁 아파트만이 남았다. 생존자들은 황궁 아파트로 모이게 되고, 이후 아파트 주민과 이방인들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이뤄진다. 영탁(이병헌)이 우연히 아파트 주민 대표가 되면서 이들을 위한 규칙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그 첫번째 행위가 이방인을 내쫓는 것. 공무원인 남편 민성(박서준)은 이방인을 내쫓는 걸 꺼려하지만, 가족을 지킨다는 명분아래에 이를 합리화한다. 반면 간호사인 아내 명화(..
2023.12.25 -
영화 괴물 해석, 누가 괴물인가
※영화 괴물 스포일러 있습니다 영화 괴물(Monster)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서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울려퍼지는 故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에 한 가지 질문이 맴돌아서다. 누가 괴물인가. 영화 라쇼몽이 떠올랐다. 한 살인 사건을 두고 사건 당사자들의 진술을 담아낸 작품 말이다. 해당 영화는 사무라이, 아내, 나무꾼의 시선을 통해 다양한 진실을 보여준다. 영화 괴물 역시 그랬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한 사건을 통해 싱글맘인 사오리(안도 사쿠라), 교사인 호리(나가야마 에이타),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의 시선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그러면서 하나의 진실이 마치 양파처럼 다양하게 벗겨지며 눈 앞에 나타나게 된다. 사오리 시선의 괴물은 '담임 교사' 싱글맘인 사오리는 ..
2023.12.13 -
영화 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해석, 미야자키 하야오의 삶
※영화 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스포일러 있습니다 난해하다. 영화 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The Boy and the Heron)는 그동안 접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과는 결이 달랐다. 거장 미야자키 하야요가 은퇴를 번복할 정도로, 그것도 10년 만에 돌아온 작품이었기에 개봉하기 전 부터 팬들의 궁금증이 이어졌다. 막상 작품이 공개되자 관객들의 호불호가 극명했다. '인생 영화였다'는 측과 '재미없다'는 측이 확연히 갈린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건인가의 주제는 뚜렷하지 않다. 현실과 이상이 존재하는 배경 설정도 모호하며, 풀어내는 과정 또한 친절하지 않다. 이 때문에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고도 관객들의 반응은 저마다 달랐다. 작품은 ..
2023.11.06 -
영화 잠 해석, 잠의 공포 봉준호·박평식도 칭찬했다
"뒤척이고 요동치며 쥐락펴락" 유재선 감독의 영화 잠(Sleep)을 본 박평식 영화 평론가의 반응이다. 영화판에서 소위 '짠돌이 평론가'라고 불리는 그가 국내 영화를, 그것도 유 감독의 장편 데뷔작을 호평한 것이 놀라웠다. 봉준호 감독도 영화 옥자에서 함께한 제자의 데뷔작에 대해 "최근 10년간 본 영화 중 가장 유니크한 공포이자, 스마트한 데뷔 영화"라고 호평했다. 이밖에 영화 평론가들도 "잠들지 않는 공포" 등 칭찬대열에 합류했다. 영화 잠은 대체 어떻게 이들의 눈길을 끌게 했을까. 영화 잠은 평범한 한 신혼부부의 일상에 '잠'의 공포가 갑작스레 엄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느날 잠든 현수(이선균)가 갑자기 일어나며 이상한 말을 중얼거린 것을 시작으로 현수는 이후 매일밤 기괴한 행동을 보인다. 이를..
2023.09.17 -
영화 오펜하이머 실화 해석, 세상에 나온 원자폭탄 그리고 매카시즘
영화 판에 이런 말이 있다. 실화를 영화로 제작하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감독으로서 결말이 정해진 이야기 안에 2시간 이상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게 여간 쉽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 삶 일부를 작품화한다고 접했을 때 기대보다 우려가 앞섰다. 원자폭탄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오펜하이머의 이야기를, 더욱이 CG효과를 입히지 않은 채 양자역학의 내용을 표현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에서다. 여기에 상영 시간이 3시간이라는 걸 들었을 때 문득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 진주만(Pearl Harbor)이 떠올랐다. 눈과 귀를 자극하는 전투가 3시간 가량 펼쳐지는데도, 지루했던 아찔한 경험이 떠올라서다. 오만과 편견이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Oppe..
2023.09.07 -
영화 더 메뉴 해석, 최후의 만찬·공포의 향연
※영화 더 메뉴 스포일러 있습니다🙏🏼기괴하면서도 아름답다. 영화 더 메뉴(THE MENU)를 보고 들었던 생각이다. 요리를 살려 메시지를 더한 영화는 말 그대로 한 끼 식사를 위한 '공포의 향연'을 떠올리게 했다. 영화 더 메뉴의 내용은 이렇다. 개인 소유의 섬 호손에 위치한 고급 레스토랑. 이곳 셰프 슬로윅(랄프 파인즈)의 요리를 맛 보는 건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치열한 예약 경쟁은 물론, 한 끼 식사를 위해 무려 1인당 1,250만 달러(180만원)를 지불해야 해서다. 그러던 어느날 12명의 손님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된다. 기다리던 식사 시간. 하지만 코스 요리가 나올때 마다 기괴한 일들이 발생한다. 영화 더 메뉴의 메시지는 직접적이다. 바로 파인 다이닝, 즉 고급 식사에 대한 사회의 허..
2023.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