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잠 해석, 잠의 공포 봉준호·박평식도 칭찬했다

2023. 9. 17. 09:55영화산책/벌써 끝? 킬링타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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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잠 다음 스틸컷

 

"뒤척이고 요동치며 쥐락펴락"

유재선 감독의 영화 잠(Sleep)을 본 박평식 영화 평론가의 반응이다. 영화판에서 소위 '짠돌이 평론가'라고 불리는 그가 국내 영화를, 그것도 유 감독의 장편 데뷔작을 호평한 것이 놀라웠다. 

 

영화 잠 다음 스틸컷

 

봉준호 감독도 영화 옥자에서 함께한 제자의 데뷔작에 대해 "최근 10년간 본 영화 중 가장 유니크한 공포이자, 스마트한 데뷔 영화"라고 호평했다. 이밖에 영화 평론가들도 "잠들지 않는 공포" 등 칭찬대열에 합류했다. 영화 잠은 대체 어떻게 이들의 눈길을 끌게 했을까.

 

영화 잠 다음 스틸컷


영화 잠은 평범한 한 신혼부부의 일상에 '잠'의 공포가 갑작스레 엄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느날 잠든 현수(이선균)가 갑자기 일어나며 이상한 말을 중얼거린 것을 시작으로 현수는 이후 매일밤 기괴한 행동을 보인다. 이를 지켜본 수진(정유미)은 어떻게든 해결해보려고 노력하지만, 현수의 이상한 행동을 끝내 막지 못한다. 

 

영화 잠 다음 스틸컷


나날이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헤궁할매(김금순)의 한 마디가 수진의 심리를 흔들어 놓게 된다. 결국 의학이 아닌 신적인 영역으로 풀어내게 되면서 이들 부부의 일상은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 이들 부부는 과연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까.

 

영화 잠 다음 스틸컷


영화 잠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이야기를 풀어낸다. 1장이 현수의 알 수 없는 행동을 담았다면, 2장은 딸이 태어난 뒤 이들 부부의 불안한 생활 모습을. 3장은 원인을 해결해 가는 부부의 극복 과정을 담아냈다.

 

영화 잠 다음 스틸컷


흥미로운 건 한 사건을 시간의 순서대로 다 보여주지 않고, 장이 넘어갈 때마다 시간에 대한 공백을 줬다는 점이다. 이같은 연출 방식은 관객들 스스로 머릿속에서 짐작을 하게 되는 데, 이는 히치콕 감독의 영화 사이코를 연상케 한다. 굳이 눈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저마다의 상상을 통해 더 큰 공포를 자극한다는 의미다.

 

영화 잠 다음 스틸컷

 

또 카메라 흐름 또한 영화 전반부와 후반부가 다르게 흘러간다. 영화 전반부에는 수진의 공포가 주를 이룬다면, 후반부에는 현수의 공포가 중심이 된다. 

 

영화 잠 다음 스틸컷


실제로 유재선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두 인물의 시선을 따라 서서히 변하는 공포의 주체와 객체의 관계를 카메라에 담아내려고 했다"고 밝혔다. 

 

영화 잠 다음 스틸컷


여기에 배우 정유미와 이선균의 열연도 빛이 났다. 어떻게든 딸과 가정을 지키겠다는 한 엄마의 눈빛을 보며, 스크린 상에서 진심으로 다가올 정도였다. 여기에 이선균의 깨알같은 남편연기는 덤.

 

영화 잠 다음 스틸컷


무엇보다 영화 잠은 열린 결말을 보여주며 마지막까지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수진의 마지막 숨소리를 통해 이 모든 게 꿈이었는지, 아니면 정말 현실인지를 정확히 알기가 어렵다. 수진의 눈동자에는 어떤 게 비춰졌을까.

 

영화 잠 다음 스틸컷


간만에 보는 신선한 소재. 94분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게 한 영화 잠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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