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16. 22:18ㆍ영화산책/벌써 끝? 킬링타임 영화
일전에 수사네 비르 감독의 영화 버드박스(Bird Box)에 대한 내용을 남긴 적이 있었다. 눈을 뜨고 세상을 보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소재는 충분히 참신하게 다가왔지만, 그 장엄한 시작이 허무한 결말로 이어져 아쉽다는 내용이었다.(관련 리뷰: https://persona-movie-story.tistory.com/133)
이런 가운데 넷플릭스에서 영화 버드박스2: 바르셀로나(Bird Box Barcelona, 2023)가 모습을 드러냈다. 스페인 파스토르 형제가 연출한 작품이었다. 그래서 궁금했다. 미국의 감성이 아닌 스페인의 감성은 영화 버드박스를 어떻게 표현할까.
영화 버드박스2: 바르셀로나는 당초 버드박스의 이야기를 확장해 만든 이야기로, 전작을 본 이들이라면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다만 세바스티안(마리오 카사스)의 인물이 예사롭지 않다. 전작 주인공이 미지의 존재를 피하는 데 급급했다면, 세바스티안은 전혀 다른 존재로 부각되서다. 인간의 이중성을 표현한 세바스티안을 보며 영화는 확실히 전작보다는 탄탄하게 흘러간다.
무엇보다 영화 결말이 부드럽게 끝난다. 그렇다고 놀라울 정도로 완벽한 건 아니다. 전작 결말이 워낙 흐지부지하게 마무리된 탓에 상대적으로 영화답게(?) 끝나는 효과에 나름 만족스럽다는 의미다.
영화 버드박스2: 바르셀로나는 전작보다 더 종교적으로 접근한다. 이와 관련 알렉스 파스토르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알 수 없는 생물을 만나게 되면, 사람은 저마다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며 "사람들은 본인의 문화적 또는 종교적 배경에 빠지게 되면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려 한다. 그것은 어떤 면에서 신의 얼굴을 마주하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스토르 형제는 영화 버드박스가 한국 등 아시아로 넘어가 새로운 작품으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이야기가 단순 시리즈를 넘어, 또 다른 세계관을 구축하는 작품으로 나오기를 바라는 것이다.
취약한 눈을 통해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버드박스만의 참신함은 엄지를 치켜 뜰 만하다. 과연 이 영화를 받을 다른 감독이 나올런지. 어쨌든 이번 작품으로 버드박스의 존재를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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