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12. 00:18ㆍ영화산책/벌써 끝? 킬링타임 영화
지난 2009년 영국 탐험가 퍼시 포셋(찰리 허냄)의 아마존 탐사를 다룬 데이비드 그랜 작가의 책 '잃어버린 도시 Z'가 세상에 나오자, 이를 두고 크게 감동한 배우가 있었다. 바로 할리우드의 명배우 브래드 피트다.
브래드 피트는 더 나아가 판권 획득과 동시에 영화 잃어버린 도시 Z (The Lost City Of Z) 제작에 나섰다. 그러면서 제임스 그레이에게 연출을 제안하며 영화 제작에 속도를 냈다.
영화 잃어버린 도시 Z는 미지 문명 발견에 나선 탐험가 퍼시 포셋의 실존 이야기를 다룬다. 영국 군인이던 퍼시 포셋은 가문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1905년 아마존 탐사를 하기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인류가 모르는 숨겨진 문명의 존재 가능성을 파악하자, 그의 삶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미지의 문명을 찾기 위해 다시 한 번 정글로 향했으나, 안타깝게도 같이 온 동료의 만행으로 인해 눈앞에서 실패하게 된다.
여기에 설상가상 세계 제 1차대전이 발발, 참전까지 하면서 자연스레 그의 꿈은 멀어지게 된다.
하지만, 포셋은 끊임없이 정글을 떠올리며 미지 문명을 잊지 못한다. 그는 결국 본인의 아들 잭(톰 홀랜드)과 함께 다시 정글로 들어가게 된다.
영화는 포셋의 일대기를 다루며 부드럽게 흘러간다. 특히 포셋을 연기한 찰리 허냄의 명연기는 보면서 감탄할 정도다. 그는 9주동안 약 27kg을 감량할 정도로 배역을 잘 소화해 보는 이로 하여금 극의 몰입을 도왔다.
제작진은 100년 전 포셋이 발견한 환경을 표현하기 위해 직접 정글로 가 촬영했다고 한다. 하지만 뱀이 머리 위에서 떨어지고, 습기로 컴퓨터 전원까지 나가는 등 환경이 열악해 촬영하는 데 쉽지 않았다고.
제임스 그레이 감독은 "푸른 숲의 정글은 아주 아름다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짜 천국"이라며 "거친 환경 속에서 영화를 찍는 것은 소풍 가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
포셋이 본 황금 도시는 정말 있었을까
최근에야 포셋이 말한 일대에서 숨겨진 문명의 모습이 드러났다. 지난해 5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볼리비아 아마존 열대우림 일대에 숨겨진 도시가 발견됐다는 내용이 실렸다. 자주 침수되는 지형인데다가, 숲까지 우거져 사람 손길이 닿지 않는 이 지형에 수준 높은 문명이 존재했다는 관측이다.
놀라운 건 높이 20m가 되는 피라미드가 존재할 정도로 큰 도시였다는 점이다. 마야 등과 같은 문명과 비슷한 규모의 도시여서 학계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포셋이 말한 황금 도시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안타깝게도 포셋과 잭의 행방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죽었다는 말과 그곳에 정착했다는 주장이 있지만, 모두 소문에 불과할 뿐. 이들의 행방은 숨겨진 도시처럼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미지의 세계 Z를 찾기 위해 마지막 여정에 나선 포셋. "삶의 대부분은 미지의 영역"이라는 말이 그의 삶을 통해 가볍지 않게 다가온다. 대모험을 원한다면. 영화 잃어버린 도시 Z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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