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이 포 벤데타 해석, 저항의 상징이 된 '가이 포크스'

2022. 11. 15. 22:43영화산책/현실을 꼬집다, 사회 비판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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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이 포 벤데타 다음 스틸컷


위쇼스키 형제가 각색한 영화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가 16년 만에 다시 스크린에 올랐다. 지난 11월 2일 메가박스 상영관에 재개봉된 이 영화는 다시금 '가이 포크스' 가면을 상기시키며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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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 포크스는 1605년 11월 5일 영국 의회를 폭발시키려다 붙잡혀 처형된 실존 인물이다. 당시 영국 왕실은 가이 포크스의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이를 막은 것을 기리는 행사까지 열며 기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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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이 포크스는 혁명과 저항, 무정부주의(아나키즘)의 대표 인물로 변하게 된다. 실제 온라인에서 익명으로 활동하는 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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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이 포 벤데타는 원작 만화 그대로 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후인 2040년의 영국 상황을 담아냈다. 시민들의 눈과 귀는 TV매체를 활용해 가려졌고, 통금 시간, 도청 등 엄격한 통제를 통해 시민들의 자유 또한 억압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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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인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V'라고 칭하며 거대한 권력을 무너뜨리기 위해 재판소, 방송국, 의회 등 연이어 파괴하려고 하고, 체제 전복을 위해 시민들의 의식을 고취시킨다. 과연 V의 계획은 성공할까.

 

영화 브이 포 벤데타 다음 스틸컷


'V', 단어와 숫자의 의미



먼저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선 이 'V'라는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이름을 넘어 다양한 의미가 곳곳에 숨겨져 있어서다. 'V'의 가면 뒤 모습은 폭력(Violence), 흔적(Vestige), 복수(Vendetta), 미래(Vision), 승리(Victory), 희생(Victim) 등과 같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이는 'V' 내면에 다양한 인격체가 자리잡고 있다는 걸 의미하며 'V'의 심리 또한 안정치 못하다는 걸 말한다. 심지어 그의 탄생 배경도 바이러스(Virus)와 연관되어 있다.

 

영화 브이 포 벤데타 다음 스틸컷


또한 'V'는 단어의 의미를 넘어 숫자와도 관련 있어 보인다. 그가 갇혀있던 방은 5(V)번 방이였으며 그가 복수를 꿈꾸는 날도 5일이다. 브이의 집 안에서 울려퍼지던 곡도 5번인데다가 크리디의 집에서 싸울 때도 베토벤의 5번 교향곡이 울려퍼진다. 여기에 영화 초반 재판소를 폭파시키기 전 거리에서 울려퍼진 곡 또한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인 1812년 서곡이기도 하다. 이처럼 영화 브이 포 벤데타 속 'V'를 두고 다양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영화 브이 포 벤데타 다음 스틸컷


전체주의 독재국가의 선동 도구



영화 브이 포 벤데타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조지오웰의 소설 '1984'를 떠올리게 한다. 소설 1984는 전체주의 독재국가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모든 시민을 감시하는 정부, 이른바 '빅 브라더'의 용어를 탄생시킨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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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서도 정부 상황만 대변하는 '런던의 목소리' 루이스 프로테로(로저 알람)의 지속적인 체제 선전이 이어지고 있고, 서로의 모든 것을 감시하는 도청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심지어 시민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핑거맨'의 모습을 통해 독일 전체주의와 중국의 문화혁명, 그리고 일본 군국주의의 과거 모습이 불쑥 튀어나온다.

 

영화 브이 포 벤데타 다음 스틸컷

 

 

 

 

 

"국민이 정부를 두려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국민을 두려워 해야 한다"

"널 쓰러뜨린 건 내 칼이 아닌 네 과거다"

"예술가는 거짓으로 진실을 말하고, 정치인은 진실을 가리기 위해 거짓말을 사용한다"

 

 

이처럼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서는 시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정부를 비판하며 주옥같은 대사를 남긴다. 이는 향후 저항의 상징이 되면서 아랍의 봄, 월스트리트 점령 등 역사의 길에도 남게 된다.

 

영화 브이 포 벤데타 다음 스틸컷


이 영화를 연출한 제임스 맥티그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가이 포크스의 가면은) 이제 다른 의미를 갖게 됐다"며 "다양한 방식으로 영화의 메시지를 이해한 많은 사람들이 있어 기쁘다. '나는 우리다'라는 개념은 강하고, 우리가 모든 것을 통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영화 브이 포 벤데타 다음 스틸컷

 

영화는 전체주의 국가 속 황량한 도시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주로 회색 계열의 무채색을 사용했다고 한다. V자국에 동그라미 마크를 보고 있으면 왜 투표 마크가 생각나는지. 저항의 상징이 된 영화 브이 포 벤데타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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