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23. 00:01ㆍ영화산책/벌써 끝? 킬링타임 영화
사실 영화 듄(DUNE)의 배경을 전혀 알지 못했다. 영화 엔딩 크래딧이 모두 올라갈 때 까지만 해도, '독특한 세계관이다'고 혼자서 중얼거렸다. 허나 이름이 어딘가 낯익었다.
'듄'이라니. 집에 오자마자 영화 듄에 대해 알아봤다. 그제야 깨달았다. 어렸을 적 재미있게 하던 게임 가운데 하나가 '듄 2000'이었다는 사실을. 그러면서 기억이 새록 떠올랐다. 독특한 세계관 속에서 병력들을 이끌고 이리 움직이고 저리 움직였던 내 어릴적 모습을 말이다.
영화 듄은 프랭크 허버트의 소설 듄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다. 1965년에 처음 발표된 소설 듄은 일약 화제에 오르며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SF작품에 올랐다. 당시 인기가 영화 스타워즈 세계관에도 영향을 줬을 정도로 높았다고 한다.
내용도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모래행성 '아라키스'는 우주에서 가장 비싼 물질이자, 신성한 환각제 '스파이스'의 생산지로 이 스파이스를 채굴하는 유일한 장소다.
이 때문에 '스파이스'를 두고 우주 여러 세력들이 세력다툼을 벌이는데, 이 과정에서 전 우주를 구원할 폴(티모시 샬라메)이 등장한다.
지금으로선 자칫 진부한 내용으로 보이지만, 사막 한 가운데 샌드웜이라는 거대한 괴물이 존재하고 이 괴물과 함께 거주하는 또 다른 세력들도 나오면서 보는 이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렇듯 듄 시리즈는 단순히 설명하기에는 너무도 방대한 세계관을 보이고 있다. 이 정도의 작품을 영화로 구현하기에는 감독으로서 필시 부담스러웠을 터. 더욱이 앞서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감독이 '듄'을 각색하려고 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있었기에 더 그랬을 것이다.
영화 듄을 연출한 드니 빌뇌브 감독은 아라키스의 환경을 연출하기 위해 직접 사막에서 영화를 찍었다고 한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제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인간과 사막, 환경의 관계"라며 "가능한 현실에 가깝게 보이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순히) 슈퍼히어로의 여정이 아니라 정치가 얼마나 부패했는지 한 인간의 여정을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듄은 확실히 보고 듣는 맛이 있다. 이 거대한 세계를 스크린 상에 쏘아올린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기 때문이다. 영화가 흘러갈 수록 몰입을 주는 요소 또한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듄의 세계를 모르는 영화팬들은 영화 초반이 지루할 수 있다. 워낙 긴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이들이 어떤 과거가 있었는지, 각 인물이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등 영화는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는다.
이 때문에 영화만 봐서는 내용을 100% 이해하기란 어렵다. 이러한 논란을 잠재우기에는 하루 빨리 후속편이 나와야 할 터. 속히 2편이 나오기를 기대하며. 영화 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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