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8. 14:03ㆍ영화산책/현실을 꼬집다, 사회 비판 영화
영화 이미그레이션 게임(Immigration Game)은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한 작품이었다. 영화는 유럽에 깔려있는 난민을 향한 혐오, 증오 등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작금의 현실을 풍자한다.
목숨을 걸고 자신의 나라에서 탈출한 난민들. 이들은 어렵사리 독일까지 왔지만, '독일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살아서 TV타워까지 도달해야 한다. 이들을 잡는 '헌터'는 사실상 총만 안들었지, 킬러나 다름없다. 국가는 난민을 잡는 것을 '게임'이라는 틀 안에 용인하고, 다수의 시민들도 방관한다. 그리고 방송국은 이들의 상황을 생중계한다.
이 '게임'에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독일 시민인 조(마티스 란드베어). 운동을 마치고 살려달라는 난민을 구하다 그만, '헌터'를 본의 아니게 살해하게 된다. 현장에서 붙잡힌 조는 그의 변호사로부터 징역 20년을 받을지 아니면 난민과 같은 신분인 '러너'가 돼 게임에 참가할지를 정하라고 권유한다. 조는 그의 여자친구인 카린(카타리나 스포레)을 보기 위해 게임에 참여하게 되고 그는 하루아침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죽느냐 사느냐
하루 아침에 '러너'가 된 조의 극단적인 상황은 황당하게 다가올 수 있다. 현실성과는 동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이미그레이션 게임을 현재 난민을 향한 증오와, 이를 바라보는 현지 시민들의 시선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영화 초반에도 언급했듯이 현재 유럽에서는 목숨을 걸고 들어오는 난민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가운데 독일은 타 유럽 국가에 비해 유동적으로 허용하는 국가로 알려져 있는데, 영화에서도 이같은 상황을 언급한다.
이같은 상황 속에 현지 시민들은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물론, 난민을 혐오와 증오의 대상으로 바라본다. 더욱이 이런 과정을 생중계 함으로써 언론도 현지 시민들의 감정을 부추긴다. 시민들도 결국 죽고 죽이는 '게임'을 방관하고 이 게임을 한 편의 '버라어티쇼'의 일부분으로 생각하기에 이른다.
헌터의 정체
여기에 주목할 것은 조를 공격하는 헌터의 본모습이다. 난민인 그가 숨지기 직전 마지막에 조를 향해 한 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헌터'로 남았다는 이유에 대해 혼자인데다가 가족이 없고, 폭력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말은 영화 마지막을 알리는 복선 가운데 하나다.
벗어날 수 없는 삶의 굴레
영화 이미그레이션 게임의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준 인터뷰는 난민의 끝을 알린다. 간신히 살아남은 이들이 마침내 독일 시민으로 살 수 있었지만, 결국 이들이 서 있을 곳은 없다. 이들을 향한 현지 시민들의 차별은 여전하고, 이들이 막상 도심에 머문다고 해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결국 가족이 없는 이들의 선택은 제일 잘 할 수 있는, 그것도 제일 잘 아는 '일'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헌터'다. '헌터'를 피해 달아나던 '난민'이 자신이 난민을 죽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크리스토프 츨라트니크 감독은 배우들의 심리를 보여주기 위해 카메라를 고정시키지 않고 움직이면서 영화를 담아냈다. 이는 난민들의 불안정한 심리를 표출하고자 하는 그의 의도로 보인다. 이와 달리 영화 끝 인터뷰에선 고정된 촬영 방식으로 연출을 했는데, 이는 스스로 결정을 내린 이들의 확고한 의지가 스크린상에 담겨있다.
영화 이미그레이션 게임의 포털사이트 평은 최악에 가깝다. 하지만 이 영화를 현실 속 난민에 대한 풍자와 해학으로 바라본다면 그 메시지가 결코 가볍지 않다.
영화 속 내용대로 삶의 결정은 본인 자신이 하는 것. 영화 이미그레이션 게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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