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리시맨, 왜 대단할까

2021. 9. 26. 18:57영화산책/현실을 꼬집다, 사회 비판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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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리시맨 다음 스틸컷

 

갱스터(gangster). 굳이 비유하자면 우리나라 조직폭력배에 가깝다. 갱스터가 무서운 이유는 바로 '보복'에 있다. 일대일 싸움에는 어찌될지 몰라도, 무리를 이용한 복수는 피가 마를 일이 없기 때문.

영화 아이리시맨(The Irishman)은 갱스터의 삶을 다뤘다. 원치 않으면 제거하고 가족까지 협박을 일삼는 그런 삶 말이다. 찰스 브랜드 작가의 논픽션 'I Heard You Paint Houses'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현재까지 미제 사건으로 남은 '지미 호파 실종사건'을 다룬다. 

 

영화 아이리시맨 다음 스틸컷


지미 호파는 1957년부터 1971년까지 미국 화물 운송 노동조합인 노조위원장을 지내며 막강한 권력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1975년 7월 디트로이트에서 갑작스럽게 실종됐는데, 당시 마피아 연루설 등과 같은 의혹만 넘쳐날 뿐 지금도 시신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영화는 당시 마피아 조직인 버팔리노 패밀리 소속 조직원이면서 전미트럭운송조합의 간부이기도 했던 프랭크 시런(로버트 드 니로)의 증언을 토대로 흘러간다.

 

영화 아이리시맨 다음 스틸컷


영화는 장작 3시간 넘게 걸쳐 진행된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지만,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누구인가. 숱한 명작들을 만들어낸 거장답게 20년 이상에 달하는 미국의 대서사시를 한 호흡에 연출했다. 미국의 당대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 세월 앞에 갱스터들이 늙고 병든 모습을 보면서, 권력의 무상함마저 느끼게 한다.

 

스코세이지 감독은 영화 연출 과정에서 캐네디 암살, 지미 호파 실종 등과 같은 굵직한 사건에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오로지 캐릭터의 심리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해당 사건들은 시간의 흐름만을 알리며,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영화가 이리 저리 튀지 않고, 군더더기 없이 진행된다는 말이다.

 

영화 아이리시맨 다음 스틸컷


여기에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등 대배우들의 열연 또한 깊은 미장센을 드러낸다. 물론 이들이 나이에 안 맞는 젊은 역할까지 소화해 어색하다는 반응도 있다. 실제로 몸이 안 따라주는 모습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는 극히 일부에 불과해 전체적으로 영화의 분위기를 헤치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의 중후한 연기를 보고 있자면, 오래된 오크통에서 나오는 진하디 진한 와인이 생각날 정도다.

 

영화 아이리시맨 다음 스틸컷


영화 아이리시맨은 일반 상업적인 영화와 결이 다르다. 이 때문에 화려한 장면을 원한 팬들은 크게 실망할 터. 예술 영화 한 편 보기를 원하거나, 스코세이지 감독의 팬이라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다. 영화 아이리시맨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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