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7. 16:47ㆍ영화산책/벌써 끝? 킬링타임 영화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 이하 마블)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Shang-Chi and the Legend of the Ten Rings, 이하 샹치)은 개봉 첫 주말 누적 75만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만큼 국내에 마블 영화를 기다리거나 즐기는 팬이 많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대배우 양조위의 열연 또한 영화 흥행을 더하기 충분했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 샹치는 어떤 내용일까.
수 백만명의 군사를 단번에 제압하는 '텐 링즈'의 파워를 가진 웬우(양조위)는 수 세기에 걸쳐 세상을 지배해온 인물이다. 그러던 그가 어느날 마법의 힘을 가진 리(진법란)를 만나게 되고 둘은 결국 사랑에 빠진다. 이들 사이에 아들 샹치(시무 리우)와 딸 쑤샤링(장멍)이 나오지만, 리가 숨지면서 이들의 가정은 흔들리게 된다. 그러면서 웬우는 그동안 끼지 않던 10개의 링을 꺼내든다. 피의 대가는 피로 치러야 된다는 명언을 남기면서 말이다.
어둠의 힘으로 아내를 찾아나선 웬우. 그리고 그를 말리는 아들과 딸에 대한 이야기는 진부할 정도다. 하지만 마블이 왜 마블인가. 이들은 화려한 액션으로 뻔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화려한 액션이었지만..
특히 샹치가 자신의 동생을 찾아갔을 때 벌어지는 건물 액션 장면은 팬들의 눈길을 단 한번에 사로잡을 정도로 박진감 넘친다. 또 영화 초반 보여준 버스 액션 장면도 영화의 몰입을 돕는다. 사실 영화 샹치를 연출한 데스틴 크리튼 감독은 이번 기회를 통해 액션 영화를 처음 찍었다고 한다.
크리튼 감독은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정말 유명한 액션 디자이너, 스턴트팀과 액션을 디자인했다"며 "액션 장면 곳곳에 내러티브를 부여하면서, 이에 따라 인물의 감정과 스토리를 드러내는 액션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장면 곳곳에서 공을 들였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렇게 세심하게 공을 들인 액션은 시간이 흐를수록 SF판타지로 변질돼 영화가 붕 뜨고야 만다. 무술 영화에서 갑자기 영화 해리포터가 되어버린 것이다. 온갖 잡다한 세계관이 들어가면서 소위 말하는 '잡탕'이 됐다는 말이다.
하지만 양조위는 양조위
그나마 대배우의 열연이 영화를 살렸다는 평가다. 양조위는 환갑 나이에도 액션 장면은 물론, 아내를 잃은 웬우의 감정 또한 적절히 표현했다. 또 난 역을 보여준 양자경의 연기 또한 영화를 살리는데 일조한다.
하지만 영화 샹치가 마블 세계관을 보여준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중국인 또는 중국계 배우들로 채우면서 변화를 줬지만, 중국에서 만든 SF 무술 영화를 보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마블 캐릭터를 영화화했지만, 마블 영화 같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그런데도 스크린 상에 펼쳐지는 마블 영화는 여전히 믿고 보는 영화 중 하나는 틀림없다. 큰 기대를 갖지 않는다면, 영화 샹치를 보는 것은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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