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랙위도우, 또 다른 시각

2021. 8. 9. 18:06영화산책/벌써 끝? 킬링타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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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랙위도우 다음 스틸컷


정말 오랜만에 마블 영화를 영화관에서 본 것 같다. 영화 블랙위도우(Black Widow, 2021)를 두고 하는 말이다. 늘 그렇듯 이번에도 여유가 되면 봐야지 했는데 마침 우연히 시간이 남아 영화관으로 가게 됐다.

고백하자면, 마블 영화를 보긴 보지만, 이렇게 '상영중'으로 그것도 막 개봉되고 나서 보는 건 내 기억상으로는 없었다. 그만큼 영화 블랙 위도우를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영화 블랙위도우 다음 스틸컷


영화는 예상대로 흘러갔다. 블랙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릿 조핸슨)의 숨겨진 이야기가 스크린 상에 흘러나왔고 가슴 뚫리는 호쾌한 액션 또한 이어졌다. 빠른 편집 역시 눈을 즐겁게 했다. 한 눈에 봐도 '자본'의 스케일이 남달랐다. 보면서도 마블은 마블이구나 라고 감탄할 정도로.

 

영화 블랙위도우 다음 스틸컷


다만 보면서도 걱정이 됐다. 나타샤의 '과거'를 메꾸기 위해 옐레나 벨로바(플로렌스 퓨)의 등장 설정은 이해한다 치지만, 나타샤의 부재까지 메꾸려는 내용 전개는 악수에 가까웠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전개 방식과 참신하지 않은 소재는 흡사 '아침 드라마'를 떠올리기 충분했다.

 

영화 블랙위도우 다음 스틸컷


당초 이 영화를 연출한 케이트 쇼트랜드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타샤의 인간미를 담아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동료들과 떠난 나타샤가 기차를 타고, 기름을 넣는 모습 등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는 의미다.

 

영화 블랙위도우 다음 스틸컷

 

이 때문에 영화 초반은 나타샤의 온전한 모습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야기를 계속해서 만들어내야 하는 부담감 때문인지 옐레나가 등장하면서 영화는 점점 어그러지기 시작한다. 나타샤의 이야기가 시간이 지날수록 옐레나의 이야기가 되고야 만 것이다.

더욱이 퓨의 연기는 옐레나라는 캐릭터와 겉도는 느낌마저 받았다. 영화 미드소마에서 보여줬던 그의 깊은 연기는 어디가고 영 헛도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영화 블랙위도우 다음 스틸컷


영화 블랙위도우는 분명 눈을 즐겁게 한다. 웅장한 장면과 몰입을 더한 호쾌한 액션도 있다. 또 나타샤의 과거를 정리하는 동시에 새로운 이야기와 캐릭터의 등장을 알리는 '매개체'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국드라마 '로스트'처럼 시간을 끌고 끌어 엉뚱하게 마무리 될 것 같아 걱정이 든다. 처음에는 기대하게 만든 소재도 결국 끝에가면 흐지부지되기 때문이다. 이러다 나타샤가 환생해 돌아올 것 같은 기분 나쁜 생각이 떠오르는 것은 왜 일까.

 

어쨌든 영화 블랙위도우에선 나타샤의 숨겨진 과거가 드러난다. 마블 팬이라면 놓치지 마시길. 나타샤의 마지막을 보내며. 영화 블랙위도우.

 

영화 블랙위도우 다음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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