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14. 23:43ㆍ영화산책/사람들의 이야기, 낭만 영화
영화 스틸라이프(Still Life)는 자칫 죽음에 대한 이야기만을 다루는 것 같아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고독사한 이들을 위해 장례를 치르는 존 메이(에디 마산)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외롭고도 쓸쓸한 분위기가 물씬 드러난다.
이 때문인지 반복된 삶, 똑같은 음식을 먹는 존 메이의 일상은 매우 따분해 보일 정도다. 그 모습은 꼭 텅 빈 껍데기를 떠올리게 한다.
영화 스틸라이프는 우리말로 정물. 즉, 정지하여 움직이지 않은 모습을 뜻한다. 서양에서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물건을 두고 지칭한다고 한다. 이러한 삶은 고인의 마지막 유품을 정리하는 존 메이의 하루와 묘하게 닮아 있다.
그렇게 우울하게 이어질 것만 같았던 영화 스틸라이프에 숨겨진 메시지가 있다. 바로 '삶'이다. 우베르토 파솔리니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영화 스틸라이프는 삶에 관한 것입니다, 죽음이 아닌 삶의 가치를 담은 영화죠."
영화 속 카메라는 항상 고정된 채 촬영했다고 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주인공의 관점을 통해 정적인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싶다는 감독의 의도때문이다.
영화는 그러면서 고인이 된 이웃의 딸 켈리(조앤 프로갓)를 등장시켰다. 단순했던 존 메이의 삶은 운명같은 만남 뒤에 서서히 뒤바뀌기 시작한다. 회색 빛을 띈 그의 삶이 조금씩 파란색, 갈색으로 변하게 되는 이유다.
존 메이의 순수한 '일탈'은 또 다른 삶으로 이어진다. 고인의 삶을 위한 것이 아닌 살아있는 이들을 위한 삶이 그의 눈앞에 나타나게 된 것이다. 노숙자들과 함께 위스키를 나눠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는 그의 모습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달라진 존 메이의 삶은 어떻게 될런지. 영화 스틸라이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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