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30. 19:18ㆍ영화산책/사람들의 이야기, 낭만 영화
1985년 2월 11일. 소련 우주 정거장인 살류트 7호와 지상관제소의 통신이 끊겼다. 통제가 되지 않는 상황. 소련은 부랴부랴 구조팀을 보낸다. 그것도 단 두 명만을. 4번의 우주비행 경험이 있는 선장 블라디미르 자니베코프와, 1번의 비행 경험이 있는 엔지니어 빅토르 사비니흐가 그 주인공이다.
영화 스테이션 7(Salyut 7)은 궤도를 이탈한 우주선에 도킹을 시도하고 무사히 지구로 귀환한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믿기지 않겠지만, 실화다. 이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시도한 임무이기도 해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기도 했다.
이같은 실화를 영화로 연출하기란 매우 부담스러운 게 사실. 영화팬들이 보기 전 부터 결말에 대한 부분을 알기에 이를 끌고가는 감독의 연출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영화 스테이션7을 연출한 클림 시펜코 감독은 영화를 무난하게 잘 풀었다. 신파적인 요소를 최대한 덜어내면서, 우주 임무를 맡은 이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냈다.
연출력도 호평을 받았다. 특히 40분 동안 최장 시간의 무중력 촬영으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시펜코 감독은 우주기지를 직접 방문하고, 러시아 우주 기관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대규모 세트를 제작하는 등 고증을 기반으로 무대 장치들을 마련했다.
이 덕분에 영화 '그래비티'보다 더 현실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배우들도 체계적인 훈련을 받았다고.
시펜코 감독은 "자연스러운 무중력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크레인과 행거 등 다양한 장비를 동시에 활용했다"며 "가령, 한 배우는 행거에 매달려 수직으로 이동하고, 동시에 다른 한 배우는 크레인을 타고 수평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어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배우들의 모습을 통해 무중력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었고, 동작의 적절한 배합을 찾기 위해 수 차례에 걸쳐 촬영했다"며 "두 주연 배우는 실제 우주 비행 훈련 못지않은 훈련을 통해 당장 우주비행사의 대타로 우주 비행을 나갈 수 있을 정도로 준비 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애국심을 고취시키려고 하는 부분은 피해갈 수 없었다. 임무 자체가 매우 위대하고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하다 보니 감동적인 요소를 계속해서 자극하려고 한 부분이 옥의 티로 남는다.
하지만 영화 스테이션7은 우주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팬들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 중 하나다. 그 만큼 잘 만들었다는 의미다. 사용된 장비와 물품들의 세세한 묘사가 일품이니 주말 영화 스테이션7과 함께 하는 것은 어떨런지. 영화 스테이션7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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