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6. 15:55ㆍ영화산책/현실을 꼬집다, 사회 비판 영화
처음에는 가벼운 영화인 줄로만 알았다. 가상 캐릭터가 생각을 하고 사랑한다는 영화 프리 가이(Free Guy)의 설정은 흡사 유머러스한 세계만을 담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영화 프리 가이는 그러지 않았다. 영화를 연출한 숀 레비 감독은 우리 사회 속 또 다른 문제를 꼬집었다.
영화 프리 가이의 전체적인 내용은 심플하다. 가상 게임 세계인 '프리 시티' 속 가이(라이언 레이놀즈)는 평범한 은행 직원 NPC 캐릭터다. 프로그래밍 된 삶을 사는, 말 그대로 게임 속 인물이라는 의미다. 그런 그가 어느날 밀리(조디 코머)를 만나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로 인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게 된다.
언뜻보면 매우 진부한 이야기로 들린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그렇지 않다. 영화 프라 가이는 게임 속 벌어지는 잔혹한 세계를 지적한다.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이유 없이 벌어지는 범죄의 행각은 유쾌한 세계와 대비된다. 쉴틈없이 누군가를 공격하는 모습 속에서 불편한 시각이 툭 튀어나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프리 시티와 비슷한 세계를 가진 게임이 있다. 바로 락스타 게임즈의 GTA 시리즈다. 주인공이 미션을 깨기 위해 모든 범죄를 저질러도 되는 이 게임은 현실 세계에서도 범죄에 악용될 정도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영화 프리 가이에서 보여준 것처럼 실제로 플레이어는 '가이'와 같은 NPC 캐릭터를 폭행하고 살해해야 한다. 누군가의 차를 훔쳐타야 하고 어느 곳을 폭파해야 한다.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 자연스레 공격성까지 주입시키고 있다는 의미다.
이와 달리 영화 프리 가이는 이러한 캐릭터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으면서, 다른 세계를 보여줬다. 착한 일을 하며 가상 현실을 즐길 수 있고, 누군가를 공격하지 않아도 박수를 받을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 사회 속 삐뚤어진 모습을 풍자한 것이다.
가이를 연기한 라이언 레놀즈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의 모든 요소가 지금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겹쳐 보일 것"이라며 영화 속 담긴 메시지를 언급하기도 했다.
가상 현실 세계를 다룬 영화는 시중에 많다. 라나 위쇼스키 감독의 영화 매트릭스가 있었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도 있다. 하지만 영화 프리 가이는 NPC 캐릭터들의 삶을 다루며 영화적 소재를 또 넓혔다. 가이는 과연 자유를 얻을까. 영화 프리 가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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