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5. 22:36ㆍ영화산책/끝까지 보자, 반전 영화
영화 올드(Old)는 개봉 전부터 보고 싶은 작품 가운데 하나였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해변에서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는 설정이 참신하게 다가와서다. 더욱이 영화 식스센스, 싸인, 23아이덴티티 등을 연출한 M.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였기에 기대는 더 컸다.
내용은 이렇다. 어느날 평범한 가족이 휴가를 떠나게 된다. 약국에 간 아내 프리스카(비키 크리엠스)가 우연히 리조트 숙박권에 당첨되면서다. 당첨된 리조트 내부는 그야말로 화려하다. 기억남은 휴가가 될 찰나, 리조트 측은 일부 고객들만 알려준다며 한 해변을 소개했고 이를 응하는 가족들은 해변에 가게 된다.
리조트 측 소개로 간 해변은 한 눈에 봐도 아름다웠다. 하지만 한 여성이 주검으로 발견되자, 이내 공포가 엄습한다. 사람들은 깊은 계곡으로 가면 알 수 없는 힘으로 인해 정신을 잃고 바닷가로 돌아가기를 반복하는 가 하면, 헤엄을 쳐 바다 밖으로 나가는 것도 불가능하다. 꼼짝없이 해변의 감옥의 갇힌 것이다.
여기에 6살, 11살이던 아이들이 갑작스럽게 성장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이 해변의 미스터리를 알게 된다. 바로 이곳에 있으면 30분마다 1년이 지나게 된다는 것. 세월의 흐름 앞에 이들은 크게 좌절하게 된다.
설정은 좋았지만,
영화 올드는 중반까지 참신한 소재로 몰입을 더한다. 하지만, 이후 가족의 이야기에 점차 무게를 두면서 차곡 차곡 쌓아가던 긴장감은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한다. 시간의 힘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인생'을 표현하려 한 샤밀란 감독이지만, 참신한 소재로만 끌고 오던 자신의 영화도 시간의 힘 앞에서 맥없이 무너진 것이다.
샤말란 감독이 누구보다 '반전'을 담아내려고자 하는 감독이라는 것을 영화팬들이라면 알 터. 그래서 기대가 컸다. 하지만 늘 결말을 애매모호하게 내린 그가 영화 올드에서만큼은 확실한 결말을 내렸다. 이 때문에 괜찮다는 평과 기대만큼은 아니라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그렇다면 원작은?
영화 올드는 2011년 출간된 프랑스 작가 피에르 오스카 레비와 일러스트레이터 프레데릭 피터스의 그래픽 노블 '샌드 캐슬'에 기반하고 있다. 그의 딸들이 '아버지의 날'에 이 샌드 캐슬을 선물했고, 신비한 해변을 접한 샤말란 감독도 "읽는 순간 난 변했다"고 말할 만큼 그를 단숨에 사로잡았다고 한다.
원작 샌드 캐슬의 엔딩은 다들 죽고 난 뒤, 한 아이가 혼자 해변에서 모래탑을 쌓아올리면서 끝난다. 하지만 샤말란 감독은 이같은 설정 위에 자신의 스토리를 더했다.
영화 올드는 지난 2월 미국 슈퍼볼 결승전 당시 30초 광고로 영화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고 한다. 그만큼 개봉 전부터 기대치가 높았던 영화라는 말이다. 그만큼 감독의 부담도 많았을 터.
분명 영화 올드의 참신함은 칭찬받을만 하다. 이처럼 새로운 스토리에 도전하는 감독이 얼마나 있을런지. 더욱이 감독 스스로 영화에 출연해 연기하는 감독이 얼마나 될까. 또 다른 신선한 소재가 스크린에 올라올수록 영화 팬들의 눈은 즐겁기 마련. 샤말란 감독의 도전을 지지하며. 영화 올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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